물가까지 올라 부담…"대책도 없이 위드 코로나라고 한 거냐"

'오미크론' 변이 공포에 다시 불안에 빠진 자영업계[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한 달여 만인 3일 거리두기를 사실상 다시 강화한 조치가 나오자 연말연시 대목에 조금이나마 매출 회복을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깊은 시름에 잠겼다.

식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음식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 더 힘들어졌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정부는 이날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수도권 6인, 비수도권 8인으로 제한하고 방역 패스를 확대 적용하는 등의 방역 조치 강화 방안을 결정했다.

영등포의 양고기꼬치 가게에서 일하는 오연화(55) 씨는 "밤늦게 단체 손님이 많이 오는 데 또 큰일 났다"며 "사실 월급도 제대로 못 받다가 최근에 위드 코로나 하면서 상권이 다시 좀 살아났었는데 또 죽게 생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같은 지역에서 중식집을 운영하는 50대 김모 씨는 "4년째 영업 중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원래 손님이 없긴 해서 큰 타격이라고 느낄 것도 없다"면서도 "단체 손님도 없고 예약 자체가 없는데 '6인 제한'까지 걸리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에서 단체 손님 전문 식육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방역 기준을 높여서 손해가 생기냐는 소리를 말이라고 하냐"며 "연말 모임은 대규모로 하는 경우가 많고 예약도 미리 해두는데 지금 다 취소하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작년도 올해도 대목인 연말연시마다 이러나 화가 안 나겠냐. 무엇보다 10명은 안 되고 6명까지는 허용하겠다는 기준도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심야 장사를 하는 호프집은 더 난처해졌다.

서초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조덕수(67) 씨는 한 팀이라도 더 받으려고 오후 2시 반부터 개점했지만 한 팀도 없었다며 20년 된 가게이지만 최근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조씨는 "확진자가 3천 명 이상만 되면 사람들이 안 모인다"며 "외국은 아예 봉쇄해버리는데 왜 우리나라는 안 닫아서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식당 사장 50대 김모 씨도 "위드 코로나로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지난주부터 확실히 주춤해서 실망스럽다. 물가도 올라 인건비를 줄이고 겨우 버틴다"며 "확진자가 늘어날 거로 생각했는데 그에 대한 대책도 없이 위드 코로나랍시고 한 건지"라고 한숨을 쉬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인원 제한보다 방역 패스에 대한 불만이 큰 분위기다.

한 회원은 "백신패스 방역 따위는 없다. 이거 지키는 사람만 바보되는 것"이라면서 "그냥 (손님을) 다 받을랍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30여개 댓글은 모두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백신 접종 여부까지 확인할 시간이 없다", "이러나 저러나 자영업자만 손해다"라며 정부 방침에 불복하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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