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에 필자의 작품 <기쁜 우리 젊은 날>이 상영됐다.
젊은 관객들은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사랑의 영화에 등장하는 편지, 공중전화, 기다림 등의 사랑의 표현 방식에 신기해했다. 이 시대에는 편지 대신 SNS로, 공중전화 대신 모바일 폰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요즘 시대에 학교 앞이나 집 앞에서 좋아하는 상대를 무작정 기다리다가는 스토커로 오해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사랑의 표현 방법은 달라져도 사랑의 마음은 시대를 초월해 같은 것이다.
이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는 여주인공(황신혜 분)이 한 남자(안성기 분)의 지속적인 순수한 사랑으로 마음을 열고 결혼에 이른다. 임신하게 된 여주인공에게 의사는 산모의 상태가 출산하면 위험할 수 있어 중절 수술을 권한다. 그러나 여주인공은 태어날 아기를 생각해 자신의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출산을 원하고 결국 어여쁜 딸을 낳고 그녀는 죽음을 맞이하는 내용이다.
상영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어느 관객이 눈물을 닦으며 슬픈 이야기인데 왜 제목이 ‘기쁜 우리 젊은 날’이냐고 물었다. “여주인공의 죽음에 방점을 두지 말고 두 남녀의 젊은 날의 사랑했던 날들은 기쁘고도 이름다운 것이며, 그녀로 인해 태어난 한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한다면 슬픔이 승화될 수 있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영화를 만들고 나서 십여 년이 흐르고 난 뒤 여주인공이 마지막에 죽지 않고 무사히 아기를 낳는 장면으로 찍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세상에는 때로 안타까운 죽음이 있다.
1970년대 초 세계의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미국 영화 <러브스토리>에 남편(라이언 오닐)이 아내와 함께 고생 끝에 사회에서 안정된 직업을 얻자 젊은 아내(알리 맥그로우)는 병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예요”라는 대사는 몇 십 년이 지난 요즘에도 인용되는 대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괴테 동상 맡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다. “그대를 사랑하였기에 행복했다. 또한 사랑 받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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