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계곡

 

■세계유산 등재 신청 개선사항은
추진 명칭 상이 직관적 인식 어려워
세계적 걸작 입증 등 연구 보완 필수
의례 연관성 장소성 집중 부각 시급

울산시가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울산 울주군 대곡천 암각화군(신청 유산명'반구대 계곡의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급제동이 걸린 데에는 미흡한 보존관리대책과 함께 세계유산 등재 구역(범위)설정이나 명칭 등도 그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유산 등재후보를 선정하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시대가 다른 천전리 암각화와 반구대 암각화를 종합하기엔 다소 무리라는 뉘앙스의 지적과 문화유산 명칭 변경, 등재기준에 대한 객관적 근거 제시 등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위는 천전리 암각화와 반구대 암각화를 다소 무리하게 종합해 등재기준에 따른 가치 서술의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반구대 계곡의 암각화'라는 유산 명칭에 대한 지적은 문화재위원들 뿐 아니라 문화재청 소관 부서에서도 이어져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위는 영문명칭 'Petroglyphs in the Bangudae Valley'는 정식 행정명칭 사용 등 국제적으로 쉽게 위치를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변경해야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더불어 문화재청 소관부서는 지정문화재 명칭인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명승 '울주 대곡천 일원'과 세계유산 등재추진 명칭이 상이해 유산의 직관적으로 인식과 이해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또 문화재위는 세계유산으로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산이 ‘완전성’ 및 ‘진정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이번 등재 신청에서 울산시가 완전성과 진정성을 염두로 제시한 ‘문화재보호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유산구역과 완충구역 설정’과 ‘자연 지형적 요소’는 다소 미흡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화재위원들의 긍정적 평가도 있었는데 세계유산에 등재된 모든 유산을 주제별로 분석, 비교해 유산의 탁월성을 입증하고자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문화재위는 암각화 자체 분석과 함께 주변 환경에 대한 비교, 이미 등재된 비슷한 유산과의 유사점과 차별성 비교, '세계적 걸작'을 입증하기 위한 객관적 근거 제시를 위한 비교연구의 보완을 제안했다.

또 청동기 시대를 제외한 반구대 계곡의 의례와의 연관성, 반구대 계곡이 의도적으로 선택된 '장소성'도 좀 더 부각시킬 것을 요구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는 최종적으로 7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 보류'로 의결했으며, 문화재청 소관부서는 최종적으로 "등재 신청기준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구체적인 비교연구는 긍정적이나, 등재기준-유산의 설명-비교연구간의 유기적 연결은 부족하다"는 검토의견을 냈다.

한편 국보 반구대 암각화는 '대곡천 암각화군'이라는 명칭으로 지난 2010년 잠정목록으로 등재됐다.

이후 5년 만인 2015년 우선등재목록 심의에서 부결됐으며, 지난해 우선등재목록 심의가 보류됐다가 잠정등록 11년 만인 올해 3월 우선등재목록 심의 재신청에서 선정됐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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