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김두겸 시장 당선인 제동 민선7기 사업, 문제없나 

<1>지식산업센터 

 

 

옛 중부소방서 자리서 성안동 이전
취임즉시 현재 진행절차 중단 계획
준공 지연에 손실 추가비용 수십억
일각선 센터기능 잘못 이해 언급도

김두겸 당선인과 민선8기 울산시장직 인수위원회(위원장 안효대)가 산하 공공기관을 제외하곤 시청 모든 조직에 대한 시정 현안 업무보고 일정(13~24일)을 모두 마무리지었다.
당선인은 이 기간 민선7기 체제에서 정부와 보조를 맞춰 속도감 있게 추진해온 '반대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사연댐 수문설치', '부울경 메가시티', '부유식해상풍력'은 울산의 실익을 촘촘히 따져보는게 먼저라며 브레이크를 걸었다.<표참조>
또 착공이 코 앞인 '지식산업센터'는 성남동이 아닌 성안동으로 가는게 맞다며 부지 재검토를 지시했고,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검토 절차가 진행 중인 '트램2호선'의 경우 노선 재검토를 주문한 상황이다.
울산형 숙의민주주의 1호 안건으로 채택된 '야음지구 공공임대주택 공급사업'은 공론화 과정에서 구릉지 조성에 방점이 찍힌 조건부 개발로 가닥났지만, 당선인은 현실성에 의문이 간다며 야음수소타운 콘셉트까지 싸잡아 재검토 필요성을 제시했다. 현재 용역 중인 '시내버스 준공영제'도 재검토 대상이다.
그런가하면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 '울산글로벌에너지비즈니스센터' 건립 계획에 대해선 청년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며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즉, 오는 7월 1일 당선인이 시장으로 취임하는대로 상당수 사업이 일시 중단되는 상황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만큼, 본지는 사업 재검토 또는 전면 철회 과정에 뒤따르는 문제에 대해 짚어본다.
 

지식산업센터 조감도

# "지식산업센터는 성안동으로 가야"
성남동 옛 중부소방서 부지 3,019㎡에 건립이 추진 중인 '제조서비스융합 중소벤처 지식산업센터'의 입지를 재검토하겠다는 당선인의 발언은 지난 17일 문화관광체육국으로부터 시정 현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나왔다. 당시 당선인은 "성남동 일대엔 K팝 사관학교처럼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조성되어야지 중소기업이나 (아파트형)공장이 들어서는 건 안맞다"며 "지식산업센터는 성안동으로 가는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에 시는 다음달 1일 당선인이 시장으로 취임하는대로 현재 진행 중인 절차를 중단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5월 공사입찰공고를 한데 이어 지난 23일 개찰했는데 모두 40여개사가 응모했다.
원래대로라면 시는 종합평가를 거쳐 다음달 말께 시공사를 선정한 뒤 다음달 착공, 2024년 9월 준공할 계획이었다. 이 경우 지식산업센터는 물론, 패키지로 설계된 '청소년문화회관'도 나란히 조성되고, '성남119안전센터'는 새 단장된다.
하지만 당선인이 옛 중부소방서 부지를 자신이 공약한 K팝 사관학교 입지로 언급하며 지식산업센터 부지 재검토 뜻을 분명히 한 이상, 지식산업센터는 물론 청소년문화회관 준공도 2~3년 가량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공사업체 선정을 위한 조달청의 계약절차부터 중단해야 한다.

앞서 시는 2013년 2월 '중부소방서는 이전하되 성남119안전센터는 지금 자리에 존치'하기로 결정나자 이듬해부터 부지 활용방안을 놓고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러다 2018년 12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지식산업센터 건립 용도(설계비)로 예산 10억원을 확보한 것을 마중물 삼아 2020년에 15억, 2021년엔 33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총예산은 635억원인데 △지식산업센터 288억원 △청소년문화회관 309억원 △성남119안전센터 38억원이 각각 소요된다. 성남119안전센터(지하 1층~지상 3층) 외 두 건물은 지하 2층~지상 12층 규모다.

# 준공 지연에 국비 48억원 반납...매몰비용 24억 이상
만약 부지 재검토가 확정될 경우 울산시는 2020년과 2021년 확보한 국비 48억원을 전액 반납해야 한다.
이와는 별개로 지금까지 집행된 41억원(국비 10억원 포함) 중 설계비와 감리비 선금, 한전 지중화시설 이전 공사비는 회수가 불가능해 최소 24억원 이상의 손실비용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진 지식산업센터와 청소년문화회관, 성남119안전센터 설계가 패키지로 진행됐지만 향후 따로 설계하면 신규로 3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돈도 돈이지만 이전 부지선정 작업에서부터 투자심사, 공유재산관리계획, 설계, 건축심의 등 행정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하는 만큼 건립시기도 상당기간 지연될 수밖에 없어보인다.

지식산업센터 공간 구성도

# "지식산업센터, 청소년 콘셉트 공간" 목소리도
일각에선 당선인이 지식산업센터의 콘셉트를 잘 못 이해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식산업센터는 건립 목적 자체가 콘텐츠 기업과 관련 지원 시설을 집적화하고 웹툰, 게임, AI·XR 스튜디오, 메타버스 같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지원체계를 구축해 울산 디지털혁신의 허브로 운영하는데 있다는 거다. 당선인이 우려한대로 아파트형 공장에 기존 제조업이 들어서는 게 아니라 청소년들과 연계할 콘텐츠지원 기업이 들어서고 K팝 사관학교도 입주가능하다는 거다.
울산시 관계자는 "민선8기 출범 후 관련 절차를 중단한 뒤 당선인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선8기 시장직인수위(위원장 안효대)는 지난 24일 안전소방경찰분야 시정 업무보고를 끝으로 시청 본청에 대한 현안업무 보고를 마무리했다.
이날 당선인은 "시설이 낡아 폭발과 화재 사고가 잇따르는 노후 국가산업단지는 '화약고'나 다름없다"며 "노후 국가산업단지에 대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 안전관리 지원 방안이 필요하고 타 지자체와 연대해 정부에 강력히 건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7일에는 울산테크노파크,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경제진흥원, 울산신용보증재단, 울산일자리재단, 울산도시공사 등 공기업과 출연기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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