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희 울산대 정책대학원 교수

대내외적 악재 부담 안고 출발
산적한 현안 불구 기대감 높아
특유의 추진력 살려 성과 내길

 

 

 김두겸 울산 시장이 7월 1일자 취임을 하면서 민선 8기 울산 시장 체제가 시작됐다. 6·1지방선거를 통해 시장으로 당선된 기쁨은 잠시이고, 대내외적으로 처해있는 환경이 녹록하지 않아 상당한 부담을 안고 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9년 시작된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고, 우리나라 역시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이 많은 울산은 그 어떤 지역보다도 이러한 환경변화로 경제적 타격이 크다. 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되면 그 피해는 바로 일자리 문제로 연결된다. 이는 곧 울산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미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시민들이 힘겨워하고 있는 상태에서 피로감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민선 8기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러한 상황인식하에 기업체와의 협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취임사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비즈니스 시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울산의 과거 명성인 '가장 잘 사는 도시', '가장 젊은 도시'로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취임사에서 밝힌 시장의 의지가 반드시 실천되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들은 민선 8기 시장 공약의 성공적인 실현을 통해 위축된 경제 사정과 지친 심신의 피로가 빨리 회복되기만을 바랄 것이다. 
 정책의 성공적인 집행은 자치단체장의 열정과 의지만으로는 어렵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20여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주도권을 가지고 지역의 실정에 맞는 행정을 펼쳐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정부와의 협조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김두겸 시장의 1호 공약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지역 현안인 산업박물관 건립, 산재병원, 반구대암각화 문제 등은 중앙정부의 협조 없이는 일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단지 조성과 제2 자유무역 지정,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에 대형 복합문화센터 건립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등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린벨트 해제가 되지 않으면 모두 실현될 수 없는 공약이다.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내용으로 울주군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전 부지가 개발제한구역인 청량읍 율리 일원으로 확정되면서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통해 추진할 수 있어 당초 계획보다 사업 추진이 지연될 수밖에 없고 아무리 빨라도 2028년이 돼야 가능하다는 게 현재 울산시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농수산물 부지를 활용한 복합문화센터 건립은 민선 8기 시장체제에서는 완공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풀어야 하는 또 하나의 과제는 지방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탈지방화로 인구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특히 울산은 청년인구의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인재유출로 인한 적재적소의 인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R&D 기반 업체의 인력 공급 어려움이 크다. 최근 정부는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수도권 대학에만 한정하고 있어 비수도권 대학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인재유출에 따른 대책방안으로 대학 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리는 인구를 지방에 분산시키려면 지방도시의 경쟁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쟁력 확보가 지방자치단체 각개전투로는 탄력을 받기가 어렵다. 울산의 실익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측면에서 지자체 간의 협력 방안 구축을 통한 지방경쟁력의 확보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취임과 동시에 챙겨야 할 지역 현안이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민선 8기 시장에게 거는 기대는 희망적으로 봐도 무관할 것 같다. 김두겸 시장은 과거 남구청장 시절에 40여년 간 상수원으로 시민들의 접근이 금지됐던 선암저수지를 선암댐 수변공원으로 조성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설득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인데 용수댐을 시민 휴식공원으로 조성하는 첫 사례를 남겼다. 그리고 2007년 울산 남구발 공무원 인사개혁을 추진해 전국으로 확산시켰으며, 이를 통해 공직사회의 새로운 조직문화를 확립시키기도 했다. 2008년에는 불법 쓰레기 미수거 정책으로 깨끗한 도심만들기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정책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 모든 정책이 상당한 반발과 어려움이 예측되는 정책들이다. 무엇보다 정책 성과를 통해 인정을 받아야 하는 선출직 공무원으로서는 일정부분 위험 부담을 끌어안아야 하기에 추진이 꺼려지는 정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 시장은 소신있는 정책 추진으로 시민들의 의구심을 확신으로 입증시킨 행정 경험과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울산을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로 다시 일으켜 세워 인구가 다시 모여드는 도시, 미래 성장동력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희망적이다. 민선 8기 시장의 행정력과 추진력을 토대로 울산시민의 소망과 꿈이 현실화되는 정책 추진을 통해 시민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

김도희 울산대 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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