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부실인사 논란에 대해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반문했다.

 

문재인 정부 내각이 비전문가, 정치인 위주의 '코드 인사'로 채워진 반면, 현 정부는 고위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사 기준을 실천하고 있다는 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부실인사, 인사실패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러면서 "다음 질문 (하시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인사는 대통령 책임'이라는 취지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렇다"라고 말했다.

 

'반복되는 문제들은 사전에 검증 가능한 부분들이 많았다'는 질문에는 손가락을 흔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언급은 일부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무관하게 자질에서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고 굳은 얼굴로 집무실로 향했다. 근래 들어 가장 짧은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이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 출신으로 해당 분야에 종사한 적 없는 일부 정치인들이 문재인 정부 핵심 부처 장관에 오른 데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 비해 생화학 전문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을 지낸 김승희 전 후보자는 적어도 역량 면에서 복지장관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근길에서도 김 전 후보자 거취 문제에 대해 "자기가 맡은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에서는 그런 점에서는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저는 자부한다. 전 정부와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인사와 관련해 여러 잡음이 일어나고, 그런 것들에 대한 지적, 비판, 이런 것들은 다 잘 듣고 있다"고 답했다.

 

내각에 여성 비중이 낮다는 지적에 여성을 적극적으로 발탁했고, 김승희 후보자에 비판이 쏟아지자 자진사퇴 형식으로 사실상 인사를 백지화했다며 나름의 '노력'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최근 인사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면서도 외부 지적과 비판에 "좀 더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의, 또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실 검증에 대한 지적을 '공격'으로 치부하고 언론과 야당을 적으로 보는 시각이 은연 중에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 부총리가 만취 음주운전 전력 등으로 자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국회 인사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임명된 것을 고려하면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지명 40일 만에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그동안 마음고생이 있었을 테니 위로하는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인사 기준 자체가 문제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는 "능력 있는 인재를 뽑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분히 그 능력을 발휘해 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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