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외교부가 최근 칩4 예비회의에 우리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예비회의에서는 칩4의 세부 의제나 참여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조율하게 될 전망이다.

미국이 한국, 일본, 대만에 제안한 칩4를 놓고 중국이 사실상 자국 견제를 위한 협의체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일단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기류다.

정부는 칩4가 배타적 성격을 지닌 '동맹'이라는 관측을 부인하면서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라는 용어를 대신 사용해 왔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정부는 국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예비회의에 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미국 측에 예비회의를 역제안했다거나 대원칙 내지 세부 주제를 제시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예비회의 등 앞으로 칩4 성격을 규정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 특정 국가를 배제하지 않는 방향으로 공급망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규칙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이른바 '룰 메이커'(rule maker)로 참여해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앞으로 논의될 주제들에 관해서 우리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모두 발언권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도 참가 주체의 하나라는 점도 앞으로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중국은 대만이 국제무대에서 정식 국가로 다뤄지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칩4 테이블에 대만이 참여하는 것에도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예비회의 참여 방침을 결정한 만큼 정부는 조만간 미국 등과 날짜나 참석자의 직급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한 협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적 성격의 논의인 만큼 장차관급이 아닌 실무자급에 가까운 인사가 회의에 참석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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