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방어진초등학교 학부모

아이와 토론회 참여 … 인간상·역량 주제
깨어있는 생각·답변에 ‘놀라움’의 연속 
이런 기회로 함께 만드는 울산교육 기대 

 

 아이가 학교에서 토론회 참석 신청을 했다고 이야기했을 때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는 나는 '이놈이 또 일을 저질렀네!'라고 생각했다. 토론회 당일 아이와 함께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교육과정 관련 토론에서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섰다.
 내가 참여한 모둠의 주제는 '울산 초등학생이라면 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져야 할 인간상과 역량'이었다. 인간상과 역량이라는 주제가 너무 어렵게 다가왔다. 
 결국 우리 아이가 학교 교육을 통해 어떤 사람으로 자라나고, 어떠한 역량을 가지면 좋을까를 떠올려 보며 내 생각과 모둠의 구체적인 생각을 만들어 갔다. 역시 여러 사람의 의견들이 모이니 생각하지 못했던 답들도 많이 나왔다. 
 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져야 할 인간상으로 '개방적인 사람, 공동체적 사람, 창의융합형 사람, 탐색하는 사람'으로 모둠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이 가져야 할 역량으로는 글로벌 역량, 협업 역량, 예술 감수성 역량, 역사 문화적 역량 등을 생각해봤다.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인간상 외에 '개방적인 사람 기르기'와 '글로벌 역량, 외국어 구사 역량, 다문화 포용 역량' 등에 대한 의견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 중 가장 제 마음을 사로잡은 이야기는 아이들이 선택의 기로에서 스스로 선택하며 어려운 일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문제 해결 역량'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 모둠이 생각한 인간상과 역량은 다음과 정리되었다. 토론 과정이 참 의미 있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개방적인 사람 
   글로벌·다문화 포용·외국어 구사 역량
#공동체적 사람
    의사소통·협업 역량
#창의융합형 사람
    예술 감수성·역사 문화적 역량
#탐색하는 사람 
    자기관리·문제 해결 역량

 하지만 토론이 끝나고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에 나는 또 한번 놀랐다. 어른들은 보통 하나만 생각하고 앞만 보는데 아이들은 어쩜 저런 생각을 했는지 아이들의 깨어있는 생각과 생각지도 못한 답변에 학부모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많이 놀랐다. 
 아이들이 토론회에 가자고 했을 때 왜 가야 하나란 생각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모이니 큰 이야기가 되고 나에게도 좋은 시간, 좋은 공부가 됐던 시간이었다. 제일 인상 깊었던 이야기 중 초등학생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과목 중 경제, 기후, 코딩이란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부분은 나중에 꼭 실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통합 주제토론에서 '미래 울산 교육'에 대해 그림 카드로 이야기하며 요즘 우리 아이들의 생활을 떠올려 봤다. 현재의 생활 모습이 핸드폰, 패스트푸드, 전자기기 등을 멀리하기는 힘들겠지만 멀리할 수 없다면 한달에 하루라도 정해서 다 함께하지 않는 날을 정하면 어떨까 생각도 들었다. 
 울산 초등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한 소통·공감·성장 토론회에서 나왔던 학생, 학부모의 멋진 의견들이 울산 초등교육에 모두 반영된다면 정말 다양한 학교 교육과 미래 역량을 갖춘 아이들로 자랄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에 대해 교육 주체의 생각들을 모아보는 이런 토론회 기회를 통해 서로가 함께 만들어 가는 울산 초등 교육을 기대한다. 

이은주 방어진초등학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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