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울산지부는 11일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교육부의 교원정원 감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우성만 기자

 

  교육부 140명 교원 감축 통보에
"질 높은 공교육 포기 행위" 비판
 ‘기간제 교사 만큼 증원’ 촉구도

 

교육부가 내년 울산 초·중등 교원 규모를 140여명 가량 대폭 감축해 가배정한 것에 대해 지역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다.

또 '입학연령 하향안'을 폐기하면서 사살상 출구전략으로 꺼낸 '초등전일제' 카드도 "학교에 책임전가하는 것"이라며 교육부의 정책 전반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는 11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울산에서 중등 교원 100여명, 초등 교원 40여명 등 140여명을 줄이는 2023학년도 교원정원 가배정을 통보했다"며 "가배정 대로라면 중등은 각 학교당 교원 1명을 줄여야 하고,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초등 1학년 학급당 학생 수 20명 정책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시교육청은 초1 학급당 학생 수 20명을 편성하기 위해 기간제 교사 134명, 중등교원 수업시수 유지를 위해 학교당 기간제 교사 1~2명 등 총 155명을 배정하는 등 총 289명의 기간제 교원을 채용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중등 학생 수는 큰 변동이 없어 내년에는 기간제 교사를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채용하더라도 교사가 담당하는 수업시수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두왕초 김대헌 교사는 "교육부의 교원 정원 감축 정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며 "초등 1학년 학급당 20명 이하의 효과는 컸다. 학생들의 수업 참여시간도 많아졌다. 학령인구를 경제 논리로만 바라보는 것은 교육을 예전으로 되돌리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무룡고 김정숙 교사는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를 앞두고 현재 교사에게 수업을 과다 배정하고 있다"며 "또 과목 지도뿐만 아니라 진학지도에 행정업무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진로와 관련된 조력자 역할은 사실상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입시교육 현장의 현실을 밝혔다.

김 교사는 "학생수를 줄여서 수업 시수를 늘리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지만 교사가 없다"며 "기간제 교사만큼 교사 수를 증원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노옥희 교육감도 최근 성명을 통해 "아이들의 안전 확보와 교육격차 해소, 공정한 교육기회 보장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고 맞춤형 미래 교육을 위해 적정규모 교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교육부 방침에 반대한 바 있다.

정부가 만 5세 입학을 추진하다 거센 반발에 부딪혀 꺼내든 '전일제 학교'전면 확대를 통한 돌봄 강화 정책도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돌봄 수요가 높은 지역은 과밀학급, 거대학교인 경우가 많아 신축이나 증축 등이 아니라면 특별실을 돌봄교실로 변경하거나 돌봄 겸용교실을 늘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는 결국 정규교육과정을 침해하고 방과후 활동 및 돌봄도 제대로 운영할 수 없어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의 시설과 인력상 오후 8시까지 돌봄을 강화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체계와 프로그램도 없이 마냥 아이를 학교에 잡아두고 있는 것은 아동학대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울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도 전일제에 역시 반대하는 입장이다.

울산교총은 "학교와 교사에게 여전히 돌봄과 방과후학교 업무를 짐 지우는 방식"이라며 "교육청이나 별도 공공기관을 전담기관으로 둔다 해도 학교와 교사는 운영 주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책임과 민원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돌봄전담사와 업무, 책임 면에서 갈등이 있다"며 "여기에 교사 행정업무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행정인력을 배치한다면 또 다른 공무직과의 갈등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보육인 돌봄, 사교육인 방과후학교를 학교와 교사에게 떠넘겨서는 안된다"며 "초등 전일제가 아닌 방과후센터로 명명하고 지자체가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학교는 공간을 지원하는 정도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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