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족관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바다로 돌아간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3일 ‘비봉이’를 자연 생태계로 돌려보내기 위한 야생 적응 훈련 등 해양 방류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비봉이는 2005년 4월 제주 비양도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뒤 제주 퍼시픽리솜(옛 퍼시픽랜드) 돌고래쇼에 동원됐다. 올해 1월 퍼시픽리솜이 폐업하고 방류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비봉이가 바다로 돌아가면 2009년경 포획됐다가 2013년 대법원 판결로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이후 남방큰돌고래 방류는 약 9년 만에 마무리된다. ‘비봉이’는 검찰이 너무 오래전에 포획됐다며 재판에 넘기지 않아 바다로 돌아가지 못했다.
 최근 TV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덕분에 고래가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가 17층에서 일을 하고 지하 1층에서 점심을 먹을 때, 고래는 울산 앞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일본 서해안에서 잠을 잡니다. 고래한테는 울산 앞바다가 주방, 일본 서해안이 침실인 셈이죠." 드라마 3회 중의 대사다. 자폐증 변호사 우영우는 기발한 생각이나기 직전 고래가 떠오른다.
 고래가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세계 여러 곳에서 고래 개체수가 늘고 있다. 남극과 호주를 오가며 서식하는 혹등고래의 경우 베이비붐이 일고 있다고 할 만큼 그 수가 늘고 있다고 한다. 1985년 이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포경 반대 환경 운동의 결과다. 하지만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바다로 흘러 들어간 각종 쓰레기와 오염 물질을 고래가 먹어 치우고 축적한 결과 고래가 제 몸뚱이만큼 거대한 오염체가 되어가고 있어서다. 
 가령 스페인 해안으로 떠밀려와 죽은 향고래의 배 속에서 비닐하우스 한채 분량의 비닐, 매트리스 조각, 옷걸이, 음식 찌꺼기 거름망 등이 나왔다. 오염의 축적 과정은 충격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고래고기를 먹는 그린란드의 이누이트 여성들에게는 모유 수유 중단이 강력히 권고됐다. 멸종을 모면하고 있다지만 고래는 병들어가고 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가 드라마에서 ‘고래 몸은 아프다’고 부르짓고 있는 것 같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