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형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지회 인구사업과 주임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표어 및 포스터가 전국에 붙어 있던 시절이 있었다. 1960년 당시 출산율이 6.1명으로 지금의 6배(2022년 기준 0.78명)가 넘었던 시기에 급격한 인구 증가는 국가 발전에 저해요인이 된다는 인식으로 진행된 가족계획정책(산아제한정책)시절 만들어진 문구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7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는 현재 대비 30%가까이 줄어들며,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46.4%를 차지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 한다.
 인구의 절반이 고령인구로 이들의 부양부담으로 많은 재정이 복지비용으로 충당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가 적어지고 부양해야 되는 고령자가 더 많아지는 인구구조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청년들에게 주어질 부담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일 것이다. 
 지금 청년들은 "부모보다도 못사는 세대"라고 일컫고 있다. 유래 없는 경기 불황과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청년들은 '노력'을 하더라도 목표를 성취하기 어려운 세대가 된 것이다. 경제 성장기를 거쳤던 부모 세대들은 자신들이 청년이었을 때 노력결과에 따라 원하는 것을 성취 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에 반해 지금 청년들이 처한 현실이 사회 구조적 문제에 원인이 있다 생각한다. 
 청년정책을 살펴보면 '일자리', '주거', '교육·문화', '금융·복지' 등 다양한 정책들이 정부 및 지자체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정책대상인 청년들은 해당 내용을 피부로 느끼기 못하고 있다. 쉽게 끝나지 않을 불황시대를 겪고 있는 청년들이 좌절감과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실효성 있는 정책들이 발굴되고 추친 되어야 할 것이다. 
 힘든 상황 속에서 결혼을 해 상대방과 맞추어 살아가는 삶보다 온전히 자신의 삶을 홀로 책임지며 살겠다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이에 공감하는 비(非)혼 문화가 확산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성세대의 눈에는 청년 세대의 이런 행보가 철없는 이기주의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청년들이라고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방 한 칸 구해서 결혼한다는 말도, 아이는 낳기만 하면 알아서 큰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생 기간을 거쳐 힘들게 직장을 구한다 해도 어렵게 구한 일자리가 비정규직인 경우가 34.6%에 달하는 현실에서 결혼을 하고, 주거를 해결하는 두 가지 장벽을 어떻게 극복 할 수 있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처럼 2070년 생산인구와 노인인구가 비슷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막연히 근심하고 걱정만 하지 말고 한시바삐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선결과제일 것이다.

김상형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지회 인구사업과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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