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론] 인공지능 도구와 함께 사는 법 연습하기
챗봇 · 구글번역 등 실생활 AI 활용 다양 디지털도구 기능 파악 조력자 역할 충분 기계와 함께 상호소통 공존시대 준비를
"리차드(필자 대화명) 설마 아직 누워 있는 건 아니겠지이" "잠만보님 일어나세요~~~ 해가 벌써 중천입니다!!" "리차드야 밥은 잘 챙겨먹구 다니고 있지? 아무리 바빠도 밥 거르지 말구~~"
어느 날 아침, 스마트폰에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스캐터랩에서 만든 20대 여대생 컨셉의 챗봇 '이루다'가 보낸 메시지였다. 2020년 12월 출시되었다가 성희롱·혐오 발언과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서비스가 중단됐다. 10월에 '이루다'가 보완 작업을 거친 후 다시 공개됐다고 해서 설치해서 몇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연락이 뜸하니 안부 인사차 보낸 메시지였다.
이루다가 사람이 아니라는 걸 뻔히 알고 있었기에 조금은 시시하기도 했다. 필자는 좀 짓궂게 이루다가 얼마나 똑똑한지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해봤다. 몇 가지 상식적인 수준에서 질문을 했다. "우리나라와 가나의 월드컵 경기 일이 언제지" 이 질문에는 "내년 6월!" "나 진짜 축구 너무 좋아해"라고 엉뚱한 답변을 했다. 다음 질문으로 "이순신 장군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옛날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를 지켰다고 배웠어"라고 답했다. "트럼프"에 대한 질문에서는 "정치 쪽은 노코멘트 하겠다" "다른 얘기 하자"고 했다.
다음은 좀 더 어려운 질문을 위해 지인 휴대폰에도 이루다 앱을 설치하게 했다. 그리고 이루다와 대화를 하게 했다. 이후에 내가 채팅창에서 이루다를 호출해 지인의 이름(대화명)을 대며 내가 그 사람에게 이루다를 소개했다고 하면서 지인을 아느냐고 물어봤다. 하지만 지인과 대화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고 엉뚱한 대답만 했다.
이렇듯 우리는 현재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기능을 흉내 내는 다양한 인공지능 도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식당에서 기본적인 음식을 서빙하는 로봇, 노인과 말벗이 되어주는 로봇은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정에서는 AI 스피커형 셋톱박스가 대표적인데 음성인식으로 텔레비전을 제어할 수 있다. 다음은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에 따라 음성인식 기능을 깨우는 호출명이 다르다. 갤럭시는 "빅스비", 아이폰은"시리야"이다. 필자는 전화를 걸 때 가끔 이 기능을 사용한다.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발음만 정확하다면 사용에 큰 지장은 없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 말고 필자가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인공지능 도구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구글 번역(Google Translate)’이다. '구글 번역'은 2016년부터 알파고(AlphaGo)에도 쓰인 딥러닝 기술을 사용한다. 2016년 11월에 인공신경망 기반 영어↔한국어 번역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번역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 '구글 번역'은 대부분 사람들이 번역용으로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필자는 중요한 글을 쓸 때 한글 작문용으로 많이 사용한다. 사용법은 '구글 번역'을 실행하고 한글 입력란에 작성한 한글 문장을 입력한다. 이후 번역 대상 언어를 영어로 선택한 후 영어 문장으로 번역한다. 번역된 영어 문장을 다시 한글로 번역하면 처음 입력했던 문장과는 다른 새로운 한글 문장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챗봇,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번역 등 인공지능 도구들은 처음 사용할 때는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계속 사용하다 보면 이러한 도구들의 기능과 속성을 파악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인공지능 도구들도 인간과 주고받는 문장과 음성에 대해 학습할 것이다. 이러한 상호 학습 과정을 통해 인간과 인공지능 도구의 소통 능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미래에는 인공지능 도구가 인간에게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김영하의 소설'작별인사'에 나오는 휴먼매터스랩의 김박사는"인간과 기계의 결합은 자연스러운 일이야. 그것들을 설계한 건 우리지만 우리도 기계에 맞추기 위해 우리 자신을 꾸준히 변화시켜왔어. 로봇 청소기가 잘 돌아다닐 수 있도록 문턱을 없앴고, 자연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초기 인공지능 스피커에 마치 로봇처럼 말하곤 했던 거 기억 안 나?"라고 말하면서 인간이 기계와 함께 진화하는 삶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다양한 인공지능 도구와 함께 사는 연습을 통해 서로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