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해안지역 해맞이 취소, 차분히 고민해야할 시점
한해가 저물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 분주한 시간이다.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해맞이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동해안 해맞이 명소들이 올해도 고심 끝에 대규모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울주군을 비롯한 울산의 각 구군에서는 올해 연말과 새해 첫날 1박 2일로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 동해안지역 잇달아 해맞이 취소
경북 동해안 시·군들이 연이어 새해 첫날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경북이 대표적이다. 경북 울진군은 망양정 일대에서 개최한 타종식 및 해맞이 행사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군은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힘찬 출발을 위해 2022년 제야의 종 타종식 및 2023년 해맞이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군중 밀집에 따른 사고 발생과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취소하기로 했다. 포항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밀집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23년 1월 1일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광장에서 개최 예정이던 '제25회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전' 행사를 취소했다. 포항의 경우 오는 12월 31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시민이나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 해맞이광장 일부를 통제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해 적정 인원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달리 울산과 부산 해운대 등은 안전대책을 강구하면서 행사는 예정대로 연다는 방침이다.
# 3년만의 해맞이 특수, 상인 환영
경북과는 달리 울산지역 해맞이 명소에 있는 숙박업소들은 예약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에 울산시와 5개 구·군 등은 기존에 수립한 안전대책을 재점검하는 등 안전관리 대책에 부산한 모습이다. 울산의 각 지자체 담당자들은 "시민들은 물론 전국 방문객들이 울산에서 열리는 해맞이 행사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만큼 계획대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안전한 해맞이 행사가 될 수 있도록 교통이나 주차, 팬스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간절곶의 경우 행사를 진행하는 울주문화재단은 추가로 확보한 5,000만원으로 안전 펜스를 추가로 설치하고, 안전요원 및 셔틀버스를 늘리는 등 대책에 분주한 상황이다. 울산 남구는 1월 1일 오전 6시 장생포 고래마을 인근에서 열리는 해맞이 행사를 대비해 주차장 확보와 각 지점마다 안전요원을 배치해 안전을 확보하기로 하는 등 신경을 바짝 쓰는 모습이다. 중구 역시 함월루에서 기존의 먹거리 나눔 행사를 배제하고 2,000명의 인원만 입장시킨다는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해맞이 시간에 몰리는 인파에 대비해 누각 앞 난간은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입장인원도 선착순 1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 행사 강행해도 철저한 안전대책이 첫째
군이나 구청 등이 자체 행사를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안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일부에서는 행사를 취소해도 개별적으로 해맞이를 하러 오는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차라리 공식 행사를 통해 안전관리를 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식 행사를 하게 되면 그 행사 자체의 이벤트 성 때문에 인파가 더 몰릴 수밖에 없다. 결국 행사 자체가 인파를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행사를 강행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안전문제다. 여기에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해맞이 명소 주변의 바가지 상술도 문제다. 한 숙박업소 플랫폼 확인 결과 간절곶의 경우 전체 18개 숙박업체 중 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12월 31일~1월 1일에 예약이 가능한 곳은 5개 정도에 불과하다. 업체당 빈 방이 1~2개 내외이거나 대기 상태여서 사실상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간절곶에서 열리는 해맞이 행사는 특수 현상을 불러 전국에서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숙박 비용이 평소 요금의 두세배로 뛰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역 해맞이 명소로 꼽히는 동구 대왕암공원 인근 숙박업소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같은 문제와 안전관리 등으로 경북의 경우 행사 자체를 취소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는 연말연시만되면 되풀이되는 해맞이 행사를 이대로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 제기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 시간은 보다 차분하고 안정된 시간이 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물론 행사를 통한 새로운 출발에 대한 다짐이나 공동체의 결속력 등도 중요하다. 그래서 이 부분은 새해를 맞는 주체인 개개인의 선택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여기다 모처럼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의 어려움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안다.
그러나 시기가 시기인만큼 이번 연말연시는 보다 차분하게 보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태원 참사 문제만이 아니라 7차 유행의 정점을 향해가는 코로나19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자칫 이 시기를 무사히 넘기지 못하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 울산시와 방역당국, 그리고 시민 전체의 빈틈없는 방역 태세와 안전한 해맞이 행사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