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안 왔지만" 겨울비에 울산 곳곳 '블랙아이스'... 교통사고신고 131건 발생
간밤에 내린 비가 영하의 날씨와 만나면서 곳곳에 블랙아이스(도로결빙)를 만들면서 울산의 아침 출근길이 큰 혼잡을 빚었다. 빙판이 된 도로를 달리다 미끄러지는 차가 속출하면서 이날 오전부터 오후 1시까지 교통사고가 131건 발생, 도로 곳곳에서 거북이 운행이 이어졌다.
21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출근 시간대인 오전 6시부터 8시 20분까지 112로 도로결빙 등 미끄럼 관련 신고가 130건가량 접수됐다.
특히 이날 오전 7시께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문수애시앙 아파트에서 백천마을 입구까지 차도가 얼어붙으면서 차량 10여대가 접촉사고를 당했고, 구영 하부램프에서 시내 방향으로도 정체 현상이 심해 관련 신고가 집중됐다.
비슷한 시각인 오전 7시 36분께 이예로 성안교차로~가대교차로 사이 도로에서는 도로결빙으로 30분 동안 무려 14대의 차량이 시간차를 두고 같은 장소에서 접촉사고에 휘말려 40대 여성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오전 7시 47분께에는 중구 다운동 250-1 부근에서 학생들을 태운 대형관광버스가 미끌어지면서 바로 앞 승용차와 충돌하고 중앙분리대를 박고 멈췄으며 해당 승용차 운전자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도로결빙으로 인한 연쇄 추돌 사고가 도로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심각한 교통정체로 이어졌다.
'영남 알프스'로 불리는 가지산과 신불산 주변 지역이자 겨울철 기온이 도심보다 낮은 울주군 상북면과 삼남읍, 삼동면 등에도 곳곳 도로가 얼거나 빗물에 미끄러워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이어갔다.
고지대인 울주군 상북면 석남사와 배내골 일원에는 진눈깨비가 내리면서 차도가 양방향 통제됐고, 청량읍 일부, 웅촌면 반정삼거리, 범서읍 문수애시앙에서 장검IC 등 울주군에서만 결빙 구간 도로 6곳이 양방향 통제됐다. 중구에서도 이예로 달천IC에서 성안동 방면 편도 2차로와 다전터널에서 구영리 방면 양방향 도로 등 2곳이 통제됐다. 통제된 도로는 오전 8시 40분부터 낮 12시 40분까지 순차적으로 해제돼 정상 운행됐다.
이날 오후 1시까지 울산경찰청에 접수된 도로결빙 관련 신고는 총 226건으로, 이 중 교통사고만 131건에 달했다. 나머지는 교통 불편 63건, 기타 32건이었다. 울산소방본부도 같은 시각대 출동횟수가 39건으로 집계됐다.
울산 5개 구·군은 제설 차량 17대, 염화칼슘 66t, 인력 60여명을 동원해 제설 등 작업을 벌였다. 일부 도로에는 염수분사장치를 작동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도로결빙과 폭설에 대비해 설치된 제설함이 부서지거나 안에 염화칼슘이 굳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취재진은 울산지역 20여개의 제설함을 확인했는데, 차량 통행량이 많은 큰 도로 양쪽에 설치된 제설함은 곧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은 반면, 주택가나 골목에 있는 제설함들은 대부분 함이 깨지거나 부러져 내용물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었고 내용물도 상태가 나쁜 상황이었다.
울산 남구 무거동의 한 주택가에 비치된 제설함은 나사가 빠져 덮개가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고 새벽부터 내린비로 함 내부는 빗물이 고여 있는 상태였다.
흙주머니를 뿌리던 인근 주민 A씨는 "며칠 전까지는 함이 닫겨 있어서 몰랐는데, 오늘 와서 보니까 누가 열어놓고 제대로 올려놓질 않았더라"라며 "그냥 두고 가는 시민의식도 문제지만, 머리가 떨어져 나갔는 데도 수리를 안한 지자체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염화칼슘이 뿌려지지 않을 정도로 딱딱하게 굳었거나, 있어야 할 염화칼슘과 모래주머니 대신 온갖 잡동사니와 쓰레기로 가득찬 제설함도 볼 수 있었다.
한편 울산은 이날 상북면 배내골과 소호고개에 0.5∼1㎝의 적설량을 기록했으며, 북구 마우나고개에는 진눈깨비가 내렸다.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0.6도, 낮 최고기온은 6.5도를 기록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