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문 닫을라 … 존폐 기로 ‘서민의 발 ’ 해법찾아야

[긴급진단] 위기의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上) 광역교통망 확충 버스 이용객 급감 코로나에 고유가 겹쳐 경영난 가중 인건비 등 고정비도 증가 설상가상 운영사 "적자 지속땐 철수 불가피" 지원조례 등 대책마련 시급 목소리

2023-01-05     강은정 기자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이용객이 급감함에 따라 운영 중단 위기를 맞고 있는 울산 시외버스터미널 전경. 이수화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이용객 급감이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도 직격탄을 날리면서 '서민의 발'이 꽁꽁 묶일 처지에 놓이게 됐다.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운영을 맡은 민간 사업자들의 적자 상황이 이어지지만 보전 등의 지원을 해 줄 법적 근거가 없다며 울산시는 사태를 관망중이다. 이에 본지는 고속, 시외버스터미널의 실태를 살펴보고 '폐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해법은 없는지, 버스터미널을 외곽으로 이전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울산지역 고속, 시외버스터미널 사업자들이 버스 이용객 감소와 고유가 등으로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이용객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알짜' 노선이던 서울, 부산 방면 이용객도 광역전철, KTX와 SRT에 뺏긴 상황이어서 업계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고속, 시외버스 터미널 운영사는 광역교통망이 확충될수록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적자가 장기화땐 사업 철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울산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버스터미널 줄폐업을 막기위해서는 터미널 운영 지원 조례 마련 등 대책마련에 나서야 하지 않냐는 지적도 나온다.

#고속버스 이용액 2019년 32만명→2021년 11만명

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 이용객수는 코로나19 상황 발생 전후 반토막났다.

고속버스 이용객은 2019년 32만명이던 것이 2020년 15만명으로 대폭 줄었고, 2021년에는 11만명까지 곤두박질 쳤다. 2022년도는 상반기 기준 5만 6,000명이어서 2021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시외버스도 마찬가지다. 2019년 127만명이 탑승했는데 2020년에는 코로나19 발생으로 63만명 이용에 그쳤다. 2021년에는 73만명이 이용하면서 소폭 늘어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2021년 말 울산~부산 광역전철 개통으로 일부 버스 탑승객이 전철로 옮겨가면서 2022년 상반기 기준 35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추산 수로 추정해볼 때 2022년 버스 이용객수는 2021년도를 밑돌 전망이다.

#고속버스 운행 2019년 하루 50회→올해 19회로

버스 탑승객이 줄자 터미널 운영사의 경영난도 심각해졌다.

울산 고속, 시외버스터미널 운영사 관계자에 따르면 고속버스의 경우 주요 노선인 울산-서울, 광주, 전주 등의 운행 횟수가 반으로 줄었다.

고속버스 운행 수는 2019년도 하루 평균 50회에서 올해 현재 평균 19회로 급감했다. 현재 서울은 7~9회, 광주 4회, 전주 4회 운영되고 있다. 고속버스 노선 운행은 2019년 대비 3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사실상 '고속버스터미널'의 기능상실 상태다. 대전의 경우는 아예 터미널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해마다 휴지노선이 생기고 있고 시외버스 가동률도 2019년 대비 절반 수준이라는 게 터미널 운영사의 설명이다.

울산 고속, 시외버스터미널은 이용객 감소로 노선 가동률이 줄었고, 그만큼 배차간격이 길어지면서 원하는 시간대에 버스 이용이 불가능한 시민들은 다른 교통 수단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말 '인기 노선' 버스 추가 투입 "이젠 옛말"

기름 값 인상, 요소수 파동, 주 52시간 근무 등의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버스 업계의 고정 비용 늘고 있는 것도 경영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버스업계는 지난해 경윳값 급등과 요소수 파동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또 주말 '인기 노선'의 경우 버스 추가 투입이 이뤄지던 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기사를 상시대기 시킬 수 없을 뿐더러 주 52시간 근무 제한 때문에 투입할 기사도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그런 탓에 주말에는 시외버스편을 못구해 기차를 예매하는 시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고속·시외업계 경영 위기는 고스란히 터미널 운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상황이 장기화되면 고속, 시외버스터미널은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시외버스업계는 올해 역시 같은 상황에 직면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체 교통수단의 잇따른 등장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버스 운임료 보다 1~2만원 비싸지만 선택의 폭이 넓은 기차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다.

업계는 이용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마저 사라졌고, 뚜렷한 대책도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2021년 7월부터 울산 고속, 시외버스터미널을 운영해오고 있는데 이익률이 -10~-20% 수준을 오가며 적자인 상황"이라며 "올해 전망도 어둡고, 적자 상황이 지속되면 사업 철수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울산시-터미널 운영사 해법찾기 엇박자

사정이 이렇자 울산시와 터미널 운영사는 지난해 말부터 경영난 해소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의논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합하는 방안, 임대료 인하 등의 내용이 오고 갔지만 결정된 내용은 없다. 시청은 통합 운영에 대해 반대하고 있고, 터미널 운영사는 임대료 인하의 경우 일부 감면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청 관계자는 "버스터미널 통합은 시민 이용에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터미널 운영은 5년 계약으로 이뤄지는데, 계약 만료전에 사업 철회를 할 경우 울산시가 직접 맡아 운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현재 울주군 언양 임시시외버스터미널과 같은 상황이 될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고속·시외버스 운영도 공공이 떠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적자 상황 발생시 고속, 시외버스 업계에 지원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