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문 이미지 먹칠하는 버스터미널, 외곽 이전 대안될까

[긴급진단- 위기의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下) 끝] 도심 교통체증 원인 10여년간 난제 현재 이용객 급감에 정체 불편 없어 업계 · 시민 "접근성 결여" 부정 입장 김두겸 시장 "권역별 운영" 뜻 밝혀 부지확보 · 예산 · 특혜논란 등 문제에 울산시 "다각도 검토 중" 신중 모드

2023-01-08     강은정 기자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이용객이 급감함에 따라 운영 중단 위기를 맞고 있는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전경. 이수화 기자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하 터미널) 이전은 도심 교통체증의 주범으로 지목된 십수년전부터 현재진행형의 난제다. 2011년 울산연구원(옛 울산발전연구원)은 '울산 도시교통정비계획안'의 한 방안으로 터미널 이전 논의에 불씨를 지폈다. 그러면서 2016년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을, 2021년까지 터미널 이전을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던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됐고 그동안 터미널 이용객이 급감했다. 이용객 급감으로 노선에 투입되는 차량도 줄어들면서 이제는 터미널 유지 자체가 힘들어졌고 결국 이전문제가 다시 표면화 되고 있다.



#업계 "연계수송 한계"…시민 "불편 증가"

"터미널을 외곽으로 이전하면 탑승객이 더 많아지겠나. 터미널까지 오가는 불편함도 해소 되지 않을 것이고, 지금 상황에서는 도심에 있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해 보면 지역 버스업계는 터미널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중이다. 터미널이 도심을 벗어나면 수년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전망도 스스럼없이 내놓았다.

버스업계 한 관계자는 "터미널이 그나마 도심인 삼산에 있어 연계수송이 가능한 거다"라며 "터미널이 외곽으로 가면 그곳에서 도심으로의 수송은 어떻게 할건가. 시내버스 운영도 '적자'라고 말하는 판국에…. 버스터미널 이전에 수백억, 수천억원이 들텐데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방어진 시외버스터미널, 언양 시외버스터미널 모두 왜 문을 닫았을까?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용객이 없어 자연 폐쇄 된거다"며 "터미널도 이용객이 없어서 문 닫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데 외곽에 이전해서 새건물 지어놓는다고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는 버스 통행량이 많아 버스들이 줄지어 신호를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최근 3년 사이 이런 광경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울산 터미널' 이용객은 광역전철, KTX, SRT 등이 울산을 통과하면서 알짜 노선인 '동대구', '서울' 노선 이용객마저 반토막난 상황이다.

시민들은 '편리성'을 우선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구 무거동 강모(44)씨는 "외곽에 터미널 부지를 이전해야 한다면 싼 땅을 찾을테고, 그러면 오지로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버스를 타려 하지 않고 대체 교통수단을 찾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도시 터미널은 '도심' 혹은 '스팟' 터미널 역할 중요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등 7대 도시들의 고속버스 터미널은 고속도로와 접근성이 양호하면서도 유통가와 연결된 곳에 위치해 있다. 대구는 2개의 터미널 체계에 복합환승센터도 갖춰 영남권의 교통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은 고속도로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 상황이지만, 도심 접근성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대신 공업탑, 대공원,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등 중간 정류소격인 '스팟' 터미널이 있어 시민들의 불편함을 줄여주고 있다.

외곽으로 이전한 부산의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가깝고, 지하철도 있어 도심으로의 수송 연계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터미널에서 동래까지 20분 걸리는 등 도심 접근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나마 서부시외버스터미널,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 등이 운영되면서 시민 불편함을 줄이고 있다.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스팟' 터미널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역별? 복합환승?…민선 8기 선택에 '촉각'

터미널 이전 논의는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터미널 부지 소유주에 대한 특혜 논란에다 이전 부지 확보도 풀기 어려운 문제여서 지지부진했다.

이런 가운데 민선8기 김두겸 시장이 취임 뒤 "터미널은 이전해야 한다"라고 밝혀 조만간 터미널 이전에 대한 구체적 방안 제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 시장은 그동안 권역별 버스터미널 운영을 주장해왔다. 북구 농소(경주, 포항, 강원도 방면), 울주군 남창이나 온산(부산 해운대, 기장 방면), 울주군 웅촌 또는 언양읍(대구, 서울 방면) 등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권역별 버스터미널은 접근성 면에서 효율적이지만, 부지 확보나 최소 3개 이상의 터미널을 지어야 하는 등 천문학적인 비용이 문제다.

터미널 부지 소유주인 ㈜롯데쇼핑에 일부 도시계획 변경 편의를 봐주고 이익금을 일부 울산시에 기부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는 했지만 대장동 사건 등의 이유로 '특혜 논란'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어 이에대한 울산시의 입장은 '신중 모드'다.

복합환승이 가능한 터미널로 갈 경우 북울산역, 남창역, KTX울산역 등과 연계한 버스터미널 운영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울산은 특정 구간을 제외하고는 이용자가 많은 편이 아니어서 복합환승 터미널을 운영할 경우 오히려 기차 이용이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울산시는 터미널 이전 계획에 대해 '내부 검토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울산시 관계자는 "기존 터미널을 리모델링하는 방안, 복합환승 터미널, 중간 정류장 추가 확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용객 중심으로 가장 좋은 방안이 무엇인지, 울산의 교통 여건과 환경에 맞는 최적의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