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 울산, 화상전문병원 설립 절실
2023-01-09 김상아 기자
최근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잠재적 화약고라는 불안까지 안고 있는 울산으로서는 화상전문병원 설립이 절실하다.
9일 보건복지부가 게재한 '제4기 1차년도 전문병원지정기관' 자료에 따르면 화상전문병원은 5개소로 서울 2, 부산 1, 충북 1, 대구 1 등 전국에 5개가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울산에서 화상환자가 발생하더라도 중증일 경우에는 부산이나 대구, 서울로 이송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확한 수치는 확인이 안되지만 울산에서는 매년 100명가량의 화상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최근 3년간 100건의 화상환자가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에도 잇따른 화재로 발생한 화상 환자 5명은 화상전문병원이 있는 대구와 부산으로 이송됐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에쓰오일 폭발사고에서도 사상자 10명이 발생했는데, 이 중 4명이 온몸에 화상을 입어 부산으로 이송됐고, 지난 2019년 염포부두 선박 폭발·화재 사고 당시에는 화상환자를 부산지역 병원으로 옮겼다.
그나마 이렇게 이송되는 경우는 당장 환자의 컨디션이 좋을 때 한해서다. 당장 이송이 어려운 경우에는 지역권역센터인 울산대병원에 우선 옮겨지고, 환자가 울산대병원과 거리가 먼 언양읍 등에서 발생하면 인근의 양산대학병원으로 옮겨진다. 이렇게 옮겨진 환자들은 이들 병원에서 1차 처치를 받고, 이후 장거리 이송이 가능하다 판단될 때 화상전문병원이 있는 곳으로 전원한다. 컨디션 회복이 더딜 경우 초중증 화상환자의 골든타임인 72시간을 포기해야 한다.
화상전문초중증 화상 환자의 생존확률은 1~5%에 불과해 무엇보다 초기대응이 중요한데, 외과, 정형외과, 내과, 성형외과 등의 협진이 가능한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회생 확률이 높다.
대규모 석유화학공단이 밀집해 있어 화재를 비롯해 대형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울산으로서는 화상전문병원의 필요성이 크다. 안타깝게도 매년 산단에서 크고작은 폭발·화재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선 7기에서는 정부의 예타 면제사업으로 추진 중인 산재전문공공병원에 "화상진료센터 설치를 요청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런나 2026년 개원 예정인 산재전문공공병원에서 조차 화상진료과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적으로 화상 전문의가 30명가량인데, 이 인력을 울산으로 데려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진료과목에서 빠진 것이다.
이처럼 공공병원에서조차 화상전문치료를 포기하면 사실상 대안이 없다고 의료계 관계자는 보고 있다.
지역 한 의료계 관계자는 "초중증화상 환자는 의료진 3~5명이 1시간가량 붙어있어야 드레싱이 끝날 정도로 인력이 많이 투입되고, 치료 기간도 길다. 뿐만 아니라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입해야 하는 초기 투자비용도 상당하다"며 "그런데, 연간 5개 화상전문병원에 대한 이송 건수가 100건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초중증 환자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민간 병원입장에서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해외에서는 군병원이 화상전문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화상전문치료는 국가차원에서 수익구조를 배제하고 운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공공병원에서 이를 해결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