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협력업체에 150억원 뜯어낸 2차 협력업체 대표, 징역 7년

2023-02-12     강은정 기자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 3곳을 상대로 150억원을 뜯어낸 2차 협력업체 대표가 2심에서 일부 감형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2차 협력업체 대표는 항소심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자동차업계에서 관행처럼 벌어지고 있는 1,2차 협력업체 간 생산 시스템과 계약 환경 등을 악용한 사례여서 더욱 주목된다.

부산고법 울산제1형사부(재판장 박해빈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갈·횡령)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A씨는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20년 6월 매출 하락으로 회사 운영이 어렵다며 손실금을 보상해주지 않으면 부품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1차 협력업체 3곳을 협박해 150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았다.

2차 협력업체가 1차 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 핵심부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만든 틀인 금형을 볼모로 1차 업체들이 현대차에 제때 부품 납품을 하지 못하도록 악용한 것이다. 2차 협력업체가 1차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지 않으면, 차량 생산에 손해를 끼치기 때문에 1차 협력사의 계약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A씨는 1차 협력업체들이 납품하지 못해 생산라인이 중단되면 분당 110만원의 손해배상은 물론 입찰에도 배제되기 때문에 회사 존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1차 협력업체들의 민사집행에 대비해 계좌로 송금받은 150억원 중 외상거래 대금을 제외한 40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갖고 있었다.

그는 또 1차 협력업체들과 납품계약을 맺고 받은 92억원 상당의 금형기계 225대를 회수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도 있다.

A씨는 1심에서와 달리 2심에서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전부 인정하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며 "피해회사로부터 받은 금액 상당 부분을 회사를 위해 사용했고, 성실하게 회사 운영에 전념한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