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기초단체, 고사 위기 ‘공공목욕탕’ 유지 안간힘

물가상승 · 공공요금 인상 등 여파 3곳 中 1곳 운영중단 2곳 경영난 남구, 도시관리公 직영체제 전환 郡, 지역 요금 조사 후 인상 계획

2023-03-15     윤병집 기자
울산 북구 '중산행복샘' 전경. 이수화 기자

 

 

 울산지역 복지 사각지대 주민들을 위해 건립된 공공목욕탕이 최근 물가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이래로 이용객이 반토막나면서 사실상 고사 위기로 내몰린 건데, 이에 각 지자체들은 요금인상은 물론 공공기관 직영 전환을 추진하는 등 공공목욕탕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지역 내 3곳의 공공목욕탕 중 1곳은 운영이 중단된 상태고, 나머지 2곳은 급격한 매출하락을 겪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째 운영이 중단된 울산 남구 선암목욕탕 내부.

 

# 선암목욕탕, 추경 후 9월 재개장 목표 

 울산 남구 공공목욕탕인 '선암목욕탕'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2년째 민간위탁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결국 남구도시관리공단이 운영하기로 했다. 남구는 선암동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2020년 8월 선암동행정복지센터 1층에 선암목욕탕을 개소했지만, 2021년 3월 운영이 중단된 후 현재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개장한 데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각종 영업 제한 등으로 수익이 들쑥날쑥 하자 전 민간위탁자가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개장 8개월 만에 두 손 들고 떠났기 때문. 2025년까지인 계약 기간도 채우지 못한 채 운영을 포기했다.

 남구는 재개장을 위해 올해까지 5차례 공개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코로나19 사태 이래로 목욕탕 이용객이 급감한 데다 최근 물가상승과 공공요금 인상으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된 것이 그 원인.

 실제로 지난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전기·가스·수도는 28.4% 올라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료가 29.5%, 도시가스료가 36.2%, 지역 난방비가 34.0% 각각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전월에도 28.3%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는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상수도 요금을 올리면서 2월에는 전월보다 상승률이 0.1%p 더 올랐다.

 이밖에 선암목욕탕 반경 1㎞ 내에 대중목욕탕 3곳이 더 있는 점, 인근에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인구가 유출되는 점 등이 입찰을 꺼리게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남구는 민간위탁 대신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남구 관계자는 "계속 공개입찰을 냈으나 2년째 지원자가 나오지 않았다.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지은 시설인 만큼 그대로 둘 수 없다고 판단해 남구도시관리공단에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며 "올해 상반기 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9월 재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북구 중산행복샘, 3년간 3천만원 적자

 울산 북구가 중산동 615에 건립한 공공목욕탕 '중산행복샘'은 최근 3년간 3,000만원에 달하는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개장하면서 전국 최초로 주민협동조합이 운영했던 중산행복샘은 조합의 부실운영으로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다, 2017년부터 새로 선정된 민간위탁자가 운영을 맡은 후 연간 2,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진 2020년부터 이용객 감소와 공공요금 인상을 겪으면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북구가 공고한 '중산행복샘 관리상황 및 수입·지출 내역' 따르면, 중산행복샘은 2019년 일평균 이용객이 150여명에 약 2,200만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바로 다음해인 2020년 일평균 이용객이 90명으로 떨어지고 약 2,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저 2021~2022년(2021년에는 11월·12월만 운영)에는 일평균 이용객이 46명으로 반토막 나면서 약 1,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일평균 이용객이 70~80명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제는 난방비 등 공공요금이 발목을 잡고 있다.

 중산행복샘을 운영하고 있는 정민희 대표는 "다행히 이용객은 점점 느는 추세인데, 난방비가 너무 많이 올라서 적자를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비단 난방비뿐만 아니라 전기료나 비품비까지 더하면 전보다 운영비가 50% 넘게 뛰었다"고 토로했다.

 또 "이 목욕탕도 10년된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점점 자잘한 개·보수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구청 지원은 예산이 정해진 만큼만 이뤄지니 사비로 수리를 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예비비를 늘려서 추가로 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 웅촌목욕탕,1000~2000원 인상 희망

 역시 민간위탁자가 운영 중인 울주군 공공목욕탕 ‘웅촌목욕탕’은 지난해부터 수익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져 군에서 요금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웅촌목욕탕 운영자는 공과금 상승과 수익성 등을 고려하면 요금이 현행 대인 4,500원·소인 3,500원에서 1,000~2,000원 이상이 인상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정도 요금이 오르지 않으면 목욕탕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목욕탕 운영자 강모씨는 "코로나19 이후로 손해가 계속 누적되다가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남는 게 없다 못해 적자를 보고 있다"며 "남구 선암목욕탕은 대인 6,500원·소인 3,000원, 북구 중산행복샘은 대인 5,500원·소인 3,500원이다. 웅촌이 상대적으로 너무 적은 요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울주군청 관계자는 "군도 요금인상이 필요하다 보고 지역 목욕탕 전반의 요금을 책정해 인상 폭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