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종심역서 되돌아본 어느 의학박사의 인생열차

전재기씨 ‘종심역을 지나며’ 출간 가족 사랑 ·오랜 친구 그리움 주제 시론과 주례사 외 시· 수필도 수록

2023-03-16     고은정 기자

 

 

 

전재기 의학박사
 

 

 

 

 

 

 

 

종심역을 지나며(닻별)
 

 

 

 

울산그린닥터스는 지난 2013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앞줄 가운데 안경 쓴 이가 전재기 박사)
 

 



'축하해주게/지는 매화가 저리도 곱고/소리 없이 봄비가 내리는/오늘이/남은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니/얼마나 행복한가'('『종심역을 지나며』 중)



의학박사 전재기 씨가 문집 『살며 사랑하며 감사하며...종심역을 지나며』(닻별)를 냈다.

그는 어릴 때 슈바이처의 전기를 읽은 후 감명을 받아 의사가 된 후,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40년 동안 환자를 진료해왔다. 국제의료봉사단체인 '울산그린닥터스'를 창립해 10년 동안 11개국에서 국제의료봉사를 했다. 범죄피해자들을 위한 울산·양산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이사장을 역임했고, 국제로타리클럽을 비롯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시, 수필 등 글쓰기를 오랫동안 해오면서, 시조의 매력에도 빠져 나이 칠십에 시조 시인으로 등단해 지금도 활동 중이다.

호를 따 '오공'이라 이름 붙은 이번 문집은 <사모곡>, <젊은 날의 초상화-사고의 낙서장>, <시론과 주례사>외에 시, 수필도 담겨 있다.

'아직도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아직도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고/ 아직도 비 갠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가슴이 뛴다/...이제야 종심, 아직 갈 길이 멀다/ 그 길에서 나는 끝까지 쓰고, 사랑하고 싶다/'

그는 종심(70세)이라는 이름의 역 앞에 서서 인생 열차가 지나온 길을 뒤돌아본다. 어머니, 아버지, 오랜 친구를 그리워하며 의사가 되고 바빠진 삶에서 그들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글로 적었다.

그는 "글을 모아 보니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들이 더 선연해진다"면서 "이 글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치고 싶지만, 어느덧 먼 길 떠난 이도 있고 빛바랜 사진처럼 추억으로 남은 이도 있다. 그럼에도 종심에 이 글들을 묶었기에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했던 시간도, 삶 곳곳에서 느꼈던 가치도 무르익을 수 있었음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책 속에서 말한다.

"종심역에서 뒤돌아본 나의 지난날은 그냥 '보통인생'이었다. '원장' '회장' '대표' '이사장'을 역임한 사람이 보통사람이냐는 친구의 물음에 '하늘에서 보면 도토리 키 재기인데 뭐 그리 대단하노. 모두가 보통사람이지' 라고 답했다".

직접 촬영한 잔잔한 물결의 월송정 앞바다 표지사진이 "어느 역에서 내릴지 모르지만,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환자들과 함께 건강하게 감사하게 인생열차를 계속 타고 가겠다"는 담담한 그의 마음을 잘 드러낸다.

전재기 씨는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고문과 대한의사협회 고문으로 있고, 울산광역시 의사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울산그린닥터스 국제의료봉사 10년』(2016)이 있고 2019년에는 <오, 예, 가곡 1집>라는 CD 가곡집도 냈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