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전락 옛 현대서부유치원, 공공도서관 ‘탈바꿈’
조선업 불황 현대重 매각 3년 방치 동구, 어린이도서관 문화공간 조성 작년 소유주 한국조선해양 등 협의 이달 말까지 계획 10월 준공 예정
울산 동구가 장기간 방치돼 흉물로 전락한 옛 현대서부유치원 건물을 공공도서관으로 탈바꿈한다. 구는 체험형 독서콘텐츠 구축과 놀이·창작 공간 조성 등 유아·어린이 중심의 전문적인 독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 특화도서관으로 꾸미는 한편, 일반인을 위한 공방, 프로그램실, 다목적홀 등도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동구는 서부동 247-4(서부길 25)에 위치한 옛 현대서부유치원 건물을 공공도서관에 방점을 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 구청에 건물 등 기부채납 · 용도변경
현대서부유치원은 1974년 현대중공업이 지역 주민과 사원 복지를 위해 만들었다. 기존에는 현대서부패밀리아파트 내에 있었지만 조선업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던 현대중공업이 인근 부지를 매각하고 지난 2020년 명덕2차 아파트 부근으로 옮겼다.
이후 옛 서부유치원 건물은 3년 가량 사실상 방치돼 왔다. 현대패밀리서부아파트와 현재 공사 중인 지웰시티자이아파트 사이에 있는 옛 서부유치원 건물은 이날 취재진이 찾았을 때는 거의 흉물로 전락한 상태였다. 창문 곳곳에 붙어 있는 빛바랜 그림들과 화단의 누렇게 바짝 마른 식재들만 취재진을 반길 뿐이었다. 건물 내부도 온갖 잡동사니가 바닥에 널브러진 채 방치돼 있었다.
인근 주민 A씨는 "가뜩이나 오래된 건물인데 최근 몇년간 사람 손을 못 탔더니 흡사 '유령의 집'처럼 변해버렸다"며 "유치원이 두 아파트를 관통하는 길에 있어 주민들이 지나갈 때마다 볼 수 밖에 없는데, 밤에 보면 조금 무섭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 인근 아파트 시공사 리모델링 합의
이에 동구는 서부유치원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해당 건물과 부지의 소유권을 가진 한국조선해양과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유치원 바로 옆에 지웰시티자이아파트의 시공사인 ㈜신영건설을 끌어들여 복합문화공간 조성에 도움을 요청, 삼자협의 끝에 이곳을 공공도서관으로 전환하기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먼저 한국조선해양은 지하 1층~지상 2층에 연면적 1,196㎡ 규모의 서부유치원 건물 외 1개 필지를 동구청에 기부채납 및 용도변경을 한다.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신영건설이 건물의 리모델링을 맡는다. 내·외관 리모델링뿐만 아니라 건물의 전기, 수도 시설도 함께 설치한다. 동구는 리모델링이 끝나는 대로 각 층마다 테마를 정해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 연면적 1,196㎡…문화 다목적홀 구축
동구가 계획한 '(구)서부유치원 도서관 복합문화공간 조성(안)' 내용에 따르면, △지하 1층에는 문화공연·강연 다목적홀과 일종의 주민소통 공간인 커뮤니티센터를 △지상 1층에는 체험형 독서콘텐츠를 구축한 유아·어린이용 도서관 2곳을 △지상 2층에는 유아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목적돌봄센터, 일반인을 위한 교육, 체험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실과 공방 등을 배치했다.
동구는 이달말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예산 규모를 책정, 오는 5월에 있을 추가경정예산 심의서 관련 예산을 확보할 방침이다. 5월 추경서 예산을 확보할 경우 오는 10월, 즉 올 하반기 내에 준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지난해부터 한국조선해양과 신영건설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한 끝에 좋은 결과물을 얻게 돼 기쁘다"며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복지에 걸맞는 복합문화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