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법인서 59억달러 리쇼어링 … 전기차 투자 확대

전년도比 4.6배 늘려 7조8천억 유입 울산 등 국내 전용공장 신설에 활용 재무 건전성 · 경상수지 개선 효과도

2023-06-12     조혜정 기자
오는 2025년 준공 예정인 현대차의 국내 첫 전기차 전용공장 부지. 해당 부지는 울산공장 내 주행시험장 8만5,000평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해외법인의 막대한 유보금을 들여와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건립 등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확대 등에 필요한 재원 확충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해외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직전 연도 대비 4.6배로 늘려 국내로 59억 달러 즉, 7조8,000여억원을 유입해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달 9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래형 모빌리티 분야인 전기차 생산기술을 국가전략기술에 추가해 세계 최고의 파격적인 세제 지원을 제공해 경쟁력 강화를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 1공장 전기차 생산 라인과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부지를 둘러본 뒤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등 주요 업종의 수출이 부진하지만, 자동차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이어가며 우리 경제의 활력 제고를 뒷받침해주고 있다"며 "전기차 생산시설에 대해 올해 투자분부터 대·중견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해외법인의 본사 배당액은 코로나 시기인 2020년과 2021년 각각 1억달러와 6억달러 수준이었다가 작년에 13억달러로 늘었으며 올해 또다시 대폭 증액된다. 이는 해외 자회사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이른바 '자본 리쇼어링'에 해당한다. 본사 배당을 늘린 해외법인은 지난 2년간 경영실적 호조로 많은 잉여금을 보유한 곳들이다.

실제 현대차는 미국법인(HMA)과 인도법인(HMI), 체코생산법인(HMMC) 등이, 기아의 경우 미국법인(KUS)과 오토랜드 슬로바키아(KaSK), 유럽법인(Kia EU) 등이 배당액을 늘렸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해외법인으로부터 21억달러(2조8,100여억원), 기아는 33억달러(4조4,300여억원), 현대모비스는 2억달러(2,500여억원) 등을 각각 국내로 들여온다.

해외법인 배당금의 79%는 상반기 내 본사로 송금되며, 나머지 21%도 올해 안에 국내로 유입된다.
 


 

배당금은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과 기아 화성공장의 목적기반차량(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기아 광명공장의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 전환 등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에 주로 투입된다. 이 경우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R&D) 투자에도 배당금이 쓰일 예정이다.

이 같은 리쇼어링에는 작년 법인세법 개정의 영향도 작용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종전에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당국과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 한도 내에서만 외국 납부세액이 공제됐다. 그런데 법인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먼저 과세된 배당금에 대해서는 금액의 5%에만 국내에서 세금을 부과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법인 배당금을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면 그만큼 차입을 줄일 수 있어 재무건전성 개선과 현금 확보 효과로 한층 더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대규모 배당금 유입으로 경상수지 개선에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