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업인 조형물 건립, 위기의 기업가 정신 되살리자

산업 60년 고속성장 세계 유례없는 발전 탈울산화 심각 역사성 살린 흉상 만들어 문화적 자산 활용 · 기업가 정신 되살리자

2023-06-12     김헌성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
김헌성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 

 "공간이 사람의 창의성, 자율성에 영향을 주고 특히, 구조물은 특별한 영감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프랑스 사회학자의 말이 아니라도 우리는 이를 많이 실감할 수 있다.

 베트남이지만 경기도 다낭시로 불리는 곳이 있다. 수많은 한국 관광객이 다낭여행의 필수 코스로 찾는다. 비행기를 타고 차를 타고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 손모양의 구조물을 만날 수 있다. 이 구조물로 인한 파생 효과는 엄청나다. 그러나 특별한 형태이지 아주 별다른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잘 알려진 세계적 조형물의 상징은 미국 러시모어산에 있는 속칭 ‘큰바위얼굴’ 조각상이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3대 토머스 제퍼슨, 16대 에이브러햄 링컨, 25대 시어도어 루즈벨트 등 역대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너새니얼 호손의 동명의 소설이 교과서에도 실려 미국인은 물론 미국을 찾는 사람들에게 한번은 둘러봐야 할 유명 관광지가 됐다. 이러한 조각 구조물은 그 안에 담겨 있는 역사성과 스토리로 인해 세계의 사람들이 미국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알게 하는 영향력이 엄청나다.

 산업수도 울산은 60년의 아주 짧은 역사에도 엄청난 고속 성장으로 세계적인 산업이 한 도시에 3개나 있는 세계에서도 사례가 없는 발전을 일궈냈다. 당연히 정부와 지역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었지만 기업인들의 창업정신과 혜안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며 따라서 이러한 위대한 기업가를 산업수도 울산이 기억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탈 울산화가 가속되는 시점에서 그 기업가정신을 되살리는 것은 더욱 더 절실한 일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처음부터 반대하는 의견이 있어 그 이유를 검토해봤다. 우선 250억이라는 과도한 예산이 든다는 것으로 반대하는 것이다. 지금 민선8기 울산에는 현대차의 전기차공장, 하이테크센터, S-oil의 우리나라 최대의 복합석유화학공사인 샤힌프로젝트, 고려아연을 비롯한 기업들이 무려 15조원 이상의 투자를 하고 있고, 투자가 앞으로 계속 이어지게 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인물상 하나만 볼 때 250억원이라는 예산이 크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기업의 탈 울산을 막고 계속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이 사업에 울산의 건설, 산업, 예술계에서 적극 참여하게 해 울산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된다. 

 다음으로는 기업인 조형물을 만들면 기업인만 존중하고 근로자는 외면한다는 반대 논리이다. 지금의 울산 성장 배경에는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길이고,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될 수 있는 길이다’는 기업가정신과 함께 열악한 여건 속에서 묵묵히 일해온 근로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울산시민이 무심코 지나다니는 공업탑에는 근로자 조형물이 공업탑과 함께 있어 근로자의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근로자의 기여는 당연히 인정하지만 반대로 기업가 업적은 묘하게 폄하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 그런 분들의 논리라면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도 휘하 병사 덕이니 존재하기 어렵고, 세종대왕도 집현전 학자 덕이니 위대한 왕이 될 수 없겠다.

 또한 공론화 과정이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다는 우려이다. 이는 울산 발전의 큰 장애는 부지 확보이다. 현재 시에서 추진 중인 도시계획재정비·남부권 신도시 건립 ·그린벨트 해제 계획 등이 발표될 경우 지가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먼저 부지를 시급히 확보할 필요성이 있어서인 것으로 파악된다. 시의회 조례가 통과돼 예산 승인이 되면 우선 부지가 시급히 확보돼야 하며, 많은 울산 시민이 참여한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다양한 시민의견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고 여러 가지 보완이 가능하므로 이를 통해 자손대대로 남을 울산의 문화적 자산이 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교과서에는 전태일은 있는데 정주영, 이병철, 최종현은 없다. 울산의 산업생태계는 잘 돼 있으나 이를 계속 이어갈 창업생태계는 부실하다. 울산이 계속 존재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기도 하며 이를 계기로 창업정신,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