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 마지막까지 ‘뜨거운 대립’

울산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서 의결 국힘 20표 ‘찬성’· 민주당 1표 ‘반대’ 여·야-단체, 찬반토론 설전 이어져

2023-07-20     김준형 기자
울산시의회는 20일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4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울산시교육청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 폐지조례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제공
 

울산 학교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를 최종 의결하는 울산시의회의 마지막 본회의 날까지 찬·반 양측 의원들과 학부모·시민사회 단체의 뜨거운 '장내·장외 대립'이 이어졌으나, 투표 끝에 결국 폐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울산시의회는 20일 본회의장에서 제24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전날 상임위원회에서 심사해 넘긴 '울산시교육청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 폐지조례안'을 찬·반 토론 후 투표 끝에 가결했다. 전체 의원 22명 중 폐지 찬성에 국민의힘 의원 20표(1명 부재), 반대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1표가 나왔다. 민주당 집권 시절이던 2020년 12월에 제정된 조례안이 약 2년 반만에 폐지되는 것이다.

국민의힘 권순용 의원은 찬성 토론에 나서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의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가치관이 정립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주입되고 있는 편향된 가치관은 사회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날카로운 칼이 돼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저 야당의 예비 지지세력을 만들어 내려는 고도의 전략에 의해 탄생된 논리이며 교육을 수단화해 정치적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손명희 의원은 "학교민주시민교육이 교육기본법 제2조의 기본이념에 따라 이미 교육과정으로 시행되고 있어 조례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 조례는 교육현장에서 법률이 잘 시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활성화 조례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 "교육기본법 제6조 교육의 중립성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으나, 조례 어느 문구에서도 이를 발견할 수 없는 바 근거 없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외에서도 찬·반 단체들 간의 설전이 계속됐다.

폐지 찬성 측인 '울산민주시민학부모연합'은 이날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이 되는 주제에 대해서 한쪽의 정보만 교육하는 것은 학생들의 객관적인 판단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아니라 주입식, 세뇌교육이자 반인권적인 중립성 위반교육"이라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초중등교육법 제23조는 '교육감은 국가교육위원회(구 교육부장관)가 정한 교육과정의 범위에서 지역의 실정에 맞는 기준과 내용을 정할 수 있다'고 교육감의 권한의 한계를 정하고 있다"며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교육시키려는 시도 자체가 불법교육"이라고 주장했다.

연합은 "울산교육청의 민주시민교육자료집이 학생들의 마약, 흡연 금지를 자유권 박탈이라고 암시하거나, 법치를 어기는 걸 고무하는 것 같은 내용이 있다거나, 북한의 수령주의를 민주주의에 비춰 비판이 아니라 소개 교육의 대상으로 삼는 것 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반대 측인 '민주시민교육 조례 지키기 울산연대회의'는 같은 장소에서 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소속 21명의 시의원들은 해서는 안될 의회 폭거를 저질렀다"며 "정치적 편향성을 폐지 이유로 들었던 그들이 극우 보수세력들의 의견을 앞세워 졸속적으로 조례 폐지를 강행했다"고 힐난했다.

연대회의는 "학교민주시민교육 조례는 교육의 중립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명확히 하고 있었다"며 "울산지역 학교에 보급됐던 교재에도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내용은 담겨져 있지 않았다. 학교에 파견된 강사들 역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교육에 임해왔고, 교육에 대한 교사와 학생들의 만족도 역시 아주 높았다"고 찬성 측 주장에 반박했다.

이 단체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교재를 제대로 들여다 보지도 않았고, 학교교육이 어떻게 이뤄졌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면밀한 검토도 거치지 않은 채 조례를 폐지한 것"이라며 "극우보수세력이 말하는 동성애 미화, 좌파편향교육이라는 허황된 논리를 들이대며 폐지에만 몰두한 시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