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은 노후 아파트, 주민 반발로 철거 ‘답보’

지난해 안전점검 최하등급 E ‘위험’ 철거대상 지정 불구 50세대 거주 중 대부분 노인 · 경제적 취약, 이주 거부 동구, 예비비 투입 · LH 협의 등 고심

2023-08-09     김귀임
정밀안전점검에서 최 하위 등급을 받았지만 주민들의 이주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동구 방어진의 한 아파트.

울산 동구의 한 아파트가 정밀안전점검 결과 ‘즉각 사용 금지’ 평가를 받았지만 거주민들이 퇴거하지 않고 있다. 동구가 주민 안전 확보를 위해 이례적으로 ‘주택 임차비용 지원’과 임대주택 마련 등을 고심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이 이주 자체를 꺼리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9일 울산 동구에 따르면 방어동 일원 A아파트는 지난 2021년 11월 안전 관리가 필요한 ‘3종 시설물’ 지정 후 꾸준히 정비 요청이 제기돼 왔으나 보강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진행된 정밀안전점검 결과에서는 결국 안전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E등급은 시설물의 안전에 위험이 있어 보강 또는 개축해야 하는 상태로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23조(긴급안전조치)에 따라 즉각 사용이 금지된다.

하지만 1년이 6개월 가량이 흘렀음에도 A아파트에는 50세대가 거주 중이다. 거주민 대다수가 노인인데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 자력 이주가 쉽지 않다는 게 동구의 설명이다. 또 일부 세대는 이주에 대한 강한 거부감도 표하고 있다. 문제는 준공 40년 된 노후 아파트여서 보강·개축도 어려워 동구는 ‘철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에 동구는 대책 마련을 위해 올해 1월부터 3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동구는 이례적으로 예비비 약 16억원을 투입해 총 소요금액 70% 이하, 최대 3,000만원 이하 규모로 3년 거치(무이자) 5년 균등상환하는 ‘주택임차비용 지원(융자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력해 LH임대주택 지원도 고심하고 있다.

다만 현재 동구에 입주 가능한 임대주택은 19세대뿐이다. 또 중구·남구 소재 임대주택은 입주 대기자가 많아 자리가 없고, 나머지 31세대는 북구 매곡동으로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십년 동안 거주하던 지역을 떠나야 한다는 점 때문에도 일부 반발이 있다.

동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해당 아파트 건물주에 안전조치 이행 및 조치계획서 제출을 요청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동구에서 나서 아파트 이주대책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라며 “당장 이번 태풍 역시 재난 위험에서 피할 수 없기에 인근 노인복지관에 대피 시설을 마련해 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청장이 시설물의 구조상 공중의 안전한 이용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시설물 관리자에게 안전조치를 명할 수 있고, 미이행 시 시설물 사용제한·사용금지·주민대피·철거 등 긴급안전조치를 강제할 수 있는데, 이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