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발 빼나 … 업계 술렁

인허가 등 사업 진척 불확실성 이유 쉘, ‘문무바람’ 지분매수 본격 추진 내년 ‘분산에너지 활성화법’ 맞춰 김두겸 시장, 적극 투자 유치 행보 기업 이탈 방지 제도 정비 등 절실

2023-10-03     조혜정 기자
부유식 해상풍력 

울산 먼바다에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문무바람)를 추진해온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Shell)이 최근 '문무바람' 지분매각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작년 정권교체 이후 우리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가 바뀐데다, 각종 인·허가마저 어민단체 반대에 발목이 잡혀 진척되지 않자 불확실성을 문제 삼아 해당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는 전언이다.

민간 사업자들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달 포르투칼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를 시찰하며 투자의향서(LOI)까지 체결하고 돌아온 행보가 이 사업의 불확실성을 타개할 새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를 고대하는 분위기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쉘 본사는 지난달부터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거나 관심을 보여온 글로벌 에너지기업 등을 대상으로 '문무바람' 지분매수 의사를 본격 타진 중이다.

'문무바람'은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과 해상풍력 프로젝트 개발 및 부유체 기술기업 콘엔스헥시콘가 협력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이들은 울산 해안에서 약 65km떨어진 수심 120~150m 해상에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는 1.26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투자지분은 쉘 80%, 코엔스헥시콘 20%인데 쉘은 보유지분 80% 전량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쉘코리아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문무바람 지분매각설이 난무한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채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고 에둘러 답했다.

이미 업계에선 쉘이 문무바람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손 떼기로 결정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민간 사업자들은 "쉘 본사 차원에서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글로벌 기업 본사들에 다이렉트로 문무바람 지분매수 의향이 있는지 타진하고 있지만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로썬 프리미엄은 커녕, 초기 투자된 수백억원의 사업비 100% 회수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일부 매몰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쉘이 문무바람 지분매각을 결정한 건 한국에서의 '사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진 '탈원전=부유식해상풍력'이란 정치 프레임이 작년 정권교체 이후 걸림돌로 작용한 영향이 컸다.

실제 울산 먼바다에 6.2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추진 중인 민간 사업자들은 작년 12월 전후로 해양수산부에 본단지 건설을 위한 해저지형지반조사 인·허가를 잇따라 신청했지만 '일부 이해관계자의 이견'을 이유로 반려됐다. 또 본단지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받으려면 국방부의 군작전성평가(전파영향평가)도 받아야 하는데, 제도가 모호한데다 지자체 협조도 미온적이라 협의 창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민간 사업자들은 "해저지형지반조사 결과가 나와야 본단지 설계에 착수하고 추가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데 해수부가 울산지역 어민단체도 아닌 부산에 사무실을 둔 '일부 이해관계자 이견'을 이유로 신청을 반려한 건 '어민 100% 동의를 받아오라'는 시그널로 읽혀져 재신청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면서 "군작전성평가는 국방부와의 협의 창구를 찾지 못해 아예 신청서조차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우려스러운 건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문무바람' 지분매각을 결정한 쉘 본사처럼 불확실성을 문제 삼아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서 손 떼는 또다른 사례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단, 올 초 윤석열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의 세일즈외교를 시작으로 해상풍력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잇단 투자성과를 올리고 있고, 지난달엔 김두겸 울산시장도 부유식 해상풍력을 주요 분산에너지원으로 인식하고 세계 최초의 상용화 단지인 포르투칼 소재 윈드플로트 아틀란틱을 현지시찰하면서 대주주인 오션윈즈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등 훈풍이 불고 있어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여지는 있다.

복수의 사업자는 "내년 시행을 앞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김 시장 등 탑 레벨에선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정책 기조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작 해당 정부 부처와 울산시 담당과 등 워킹 레벨에선 달라진 기조를 전혀 느낄 수 없는게 문제"라며 "이미 적게는 400억원에서 많게는 600억원 가량 투자가 이뤄진 상황인데 주민 수용성 등 손 봐야할 제도가 많아 정부와 지자체 도움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