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태화강역 'U-랜드마크'로 6.] 먹고 보고 즐기고 … ‘핫플’로 자리잡은 복합공간 통했다
[100년 역사 태화강역 'U-랜드마크'로] (6) 용산역.서울역 역사가 곧 하나의 도시 … 용산역, 여행객 유인 아이파크몰서 즐기는 식사 · 영화 관람은 ‘덤’ 국립중앙박물관 등 연계 관광코스도 엄지척 옛 서울역사 새단장 ‘문화역서울284’ 등 인기 도심 빌딩 속 숲길 조성 … 쉬어가는 공간 매력 울산 태화강역, 쇼핑몰 · 관광자원 등 필수적 대기업 참여 ‘민자역사’ 도입도 함께 고려를
100년 역사 태화강역 U-랜드마크로 (6) 서울역·용산역
서울은 언제나 쉬지 않고 변화하는 도시다. 대표 기차역인 서울역과 용산역 일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역 건물 밖으로 나가기만 해도 공사가 한창인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대중교통 및 보행 체계 개선으로 분주한 서울역은 시와 정부가 조성하는 국가상징공간으로 추진 중이고, 용산역은 용산공원, 국제업무지구 등 역 일대가 개발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추진될 태화강역 일대 개발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면 좋을까.
# 용산역 : 대형쇼핑몰로 사람들 유인
변화가 빠른 만큼 낙후 지역도 많은 서울이 혁신을 논할 때 빼놓지 않고 거론하는 곳이 용산역 일대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하면서 용산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7월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한 뒤 대규모 개발 계획을 쏟아냈는데, 그중에서도 먼저 발표한 사업이 용산역 정비창 터 개발이었다. 서울시는 넓이 50만㎡에 이르는 용산역 정비창에 상업업무 지구의 최대 용적률인 1,500% 이상을 허용해 세계 첨단 기업들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방문한 용산역 일대는 높은 빌딩들과 공사 현장이 혼재돼있는 모습이었다. 역 안팎으로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많았는데, 역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1900년 작은 목조건물로 시작한 용산역은 2004년 현재의 모습이 됐는데 역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도시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에서 대부분이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역과 붙어있는 아이파크몰에서는 식당, 카페, 의류, 액세서리, 레스토랑, 레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마트, CGV와 같이 대형 영화관·마트도 함께 입점 돼 있어 소비자들의 발길을 모은다. 역에만 해도 '핫플'이 많기 때문에 '용산역에서 먹어야 할', '용산역에서 가야할' 등의 수식어가 붙는 콘텐츠가 쏟아진다. 지하철역과 기차역이 연결돼 있어 환승이 쉽다보니 많은 여행객들이 용산역을 여행의 시작점으로 잡기도 한다. 코레일여행센터 또한 역사 내에 위치하고 있다.
기차역 밖으로 나가면 또다른 세상이다. 고층 주상복합, 사무실 빌딩이 역 주변을 둘러싸고 있고, 인근에는 역사박물관, 용산공원,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있어 연계해 관광하기 딱이다.
과거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중심지로 유명세를 떨친 용산전자상가는 용산역에서 공중보행교로 몇 분만 걸으면 도달한다. 최근 30년 된 보행교를 직선화시키고 확장해 더욱 편리해졌다. 산업구조 변화와 시설 노후화로 상권이 쇠퇴한 용산전자상가를 국제업무지구와 연계해 재개발한다는 서울시의 계획으로 일대는 꿈틀거리고 있다. 태화강역도 주변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 개발에 대한 논의가 계속 되고 있다. 복합타운 조성안도 나왔는데 용산역 사례를 참고할만하다.
역 광장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보여준다. 역사로 오가는 계단이 광장이자 예술공간이 된 셈인데, 계단에 조성된 벤치에 앉아 시민들은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계단은 정면에서 보면 하나의 거대한 광고판이 되기도 한다. 기차 이용객이 아니라도 역사를 생활공간으로 인식하게 해주는 주요한 요인이다. 이곳엔 일제하 강제징용 노동자상도 설치돼 있어 역 이용객들이 둘러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용산역사는 걷기 코스의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어주기도 한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용산 한강대로 이야기길'을 개발, 용산역에서 한강대로를 따라 걸으며 용산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이야기들을 참여자에게 들려준다. 태화강역도 역에서 출발하는 이야기·걷기 코스를 개발해 태화강과 삼산 일대에 대해 알릴 수 있다.
# 서울역 : 보행로와 역사의 힘
서울역 앞은 교통·보행체계 개선 사업으로 공사가 한창이라 다소 복잡한 모습이다. 여기에 각종 종교와 집회 관련 사람들까지 더해져 시끌시끌한 광장이지만,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로 탈바꿈한 옛 서울역사와 고가보행로 '서울로7017'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이 두 가지가 서울역이 다른 역과 차별화되는 점이기도 하다.
서울역 광장을 지나 역 바로 옆에 위치한 '문화역서울284'로 발길을 옮겨본다. 경성역 시절 모습으로 원형복원 된 건물에 다채로운 미디어아트 전시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공간을 꾸미지 않아도 오래전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에서는 전시, 공연, 워크숍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서울역 역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태화강역 옛 건물은 사라졌지만, 역에 대해 알리는 콘텐츠 개발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역서울284' 옆에는 17m 높이로 1km 길이로 조성돼 있는 고가도로 '서울로7017'가 사람들의 발길을 모은다. 뻥 뚫린 하늘을 바라보고 다양한 식물을 즐길 수 있는 길로, 서울역의 접근성을 높여주고 역과 빌딩숲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관광지로도 인기다.
정부와 서울시가 서울역을 국가상징 공간으로 조성하면서 서울역 광장 포함 일대는 변화가 예상된다. 일대를 지하화 하면 고가보행로가 필요 없어져 서울로7017이 철거될 수 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삭막한 빌딩 사이로 난 숲길은 직장인들과 상인들에게 숨통 틔게 해주는 존재임은 확실하다.
# 대기업 자본도 방안
쇼핑몰과 복합적으로 구성돼 있는 서울역과 용산역의 공통점은 '민자역사'라는 점이다. 철도공사가 경영개선 효과를 기대해 도입한 것으로, 말 그대로 민간자본을 뜻한다. 개발업체는 역사를 지어 철도청에 제공하는 대신 30년간 토지 사용권을 얻을 수 있다. 백화점, 마트 등 상업시설이 기차역에 입점해있는 것이 바로 이 형태다. 한화가 투자한 서울역은 점용기간이 만료돼 국가에 귀속됐고, 용산역은 현대산업개발이 점용하고 있다. 울산엔 현재 민자역사가 없다.
민자역사는 건설비 절감과 상권 확보가 장점이다. 민자역사 입찰을 두고 여러 대기업이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역사가 다 지어진 이후에도 유지·보수 등의 역할을 대기업이 맡기도 한다. 가령 용산역-용산전자상가로 이어지는 보행육교는 용산역을 점용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이 공사비 전액을 지불했다. 공공역사를 대기업이 운영하고, 대기업이 투자해 만든 구름다리는 공공역사에서 대형 호텔까지 직통으로 연결된다. 유지보수와 관리는 해당 호텔이 담당한다.
태화강역의 경우 역사는 다 지어진 상태이지만 연계한 복합시설을 지으면서 민자역사 도입을 함께 고려해볼만하다. 태화강역 일대 개발 가능한 공간은 극히 제한적인데, 기존에 개발된 지역은 빠르게 노후화되고 있어 행정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거, 산업, 문화가 복합적으로 만들어져야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모을 수 있다. 물론 민자역사의 경우 비싼 임대료 등으로 상권 형성이 힘들어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서울역은 전체 시설의 50% 이상을 판매 시설이 차지하고 있어 민간자본에 기차역이 잠식된 모양새라는 지적도 있다.
철도역세권 복합개발은 일본을 비롯해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추진해온 것들이다. 기차역이 단순히 교통 거점이 아닌 상업, 휴식, 문화 공간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태화강역과 주변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장소성, 역사성을 살리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글=김지은 기자 / 사진=신섬미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