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화유산 훼손 사례, 근본적 대책 필요하다
지난 주말 청부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벼락이 한달여 동안의 복구 공사를 통해 공개됐다. 아찔한 문화재 테러는 일단 벌어지고 나면 원형복구가 불가능한 중대범죄다. 더구나 장난삼아 이뤄지는 문화재나 자연물 등에 대한 낙서 행위는 테러와 다를 게 없다. 무엇보다 강력한 스프레이와 같은 낙서 행위는 문화재나 자연물 등에 치명적이다. 이번 경복궁 낙서만 해도 많은 돈과 전문 인력이 투입돼 복원에 힘을 쏟았지만 100% 복구는 어려운 상황이다. 울산도 문화재나 자연물에 대한 낙서 등 테러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주말 동구 대왕암공원에서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바위에 스프레이 테러가 있었다. 지난 2007년 이후 문화재청에 보고된 낙서 훼손은 8건이다. 국보 등 문화재급 유물유적에 가한 테러만 그렇다. 울산은 천전리 각석이 피해를 입었다.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경각심 고취를 이야기하고 재발방지를 논의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 당장 복구 비용의 원인자 부담을 확실히 하고 CCTV 등 보안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장을 복구하는 데 든 비용이 1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지난 2011년 울산에서는 울주 천전리 각석에 수학여행을 온 수도권 학생이 이름을 새긴 혐의로 붙잡힌 일이 있다. 학생은 처음엔 "친구를 놀리려 장난삼아 했다"고 진술했는데, 이후 진술을 번복하고 혐의를 부인하면서 결국 불기소 처분됐다. 또 지난 2017년에는 울주 언양읍성 벽에 낙서한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 주말에는 동구 대왕암에도 스프레이 낙서 테러가 발생했다. 동구 대왕암공원 기암괴석에는 파란색 스프레이로 ‘바다남’이라는 자국이 뚜렷하다. 대왕암공원은 울산의 대표적 관광지다. 낙서로 훼손된 곳은 날카롭고 미끄러운 바위들이 솟아있어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동구청은 경복궁과 달리 화학약품으로 낙서를 지울 때 수질 오염이 우려돼 암석 표면을 긁어내 낙서 지우기에 나섰다. 이와 함께 낙서한 범인을 찾기 위해 인근 해안경비부대에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청한 상태다. 문제는 이런 문화재나 자연물에 대한 훼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는 대곡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을 하는 해이기도 하다. 세계유산급 문화유산을 보유한 도시가 낙서 테러에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다. 당장 지역 내 문화재 보안과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