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복산초 돌봄교실 포화 상태에 학부모들 울상

2024-01-18     강은정 기자
울산 중구 복산초등학교.

울산 중구 센트리지에 사는 학부모 A씨는 초등 2학년이 되는 딸을 방과 후 봐줄 사람이 없어 오후 5시까지 학교에서 운영하는 돌봄교실을 신청했는데 신청자가 많아 추첨에서 떨어졌다. A씨는 "수업이 끝난 애를 퇴근 전까지 학원으로 돌릴 수 밖에 없겠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울산 복산초등학교는 3월 신학기를 앞두고 돌봄교실 추첨 사태가 벌어지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복산초의 돌봄교실 수요예측이 빗나가면서 공급이 부족했던 탓이다. 돌봄교실 추첨에 떨어진 학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학생을 학원에 보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교육당국이 오히려 학생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울산시교육청, 복산초, 학부모 등에 따르면 복산초 방과후 돌봄교실은 초등 1~2학년 2개반에 정원 50명으로 정했다. 예상되는 수요를 계산해 2개반을 개설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돌봄교실 희망자를 받아보니 1학년 50명, 2학년 38명 등 총 88명이었다. 학교 측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반영, 연계형 돌봄교실 1개실을 개설해 25명 추가 수용자를 선발하기 위해 지난 17일 학부모를 대상으로 추첨을 시행했다. 결국 전체 수요 88명 중 75명은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게됐지만, 13명은 탈락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학부모 B씨는 "(복산초는)새로 지은 학교이고, 2,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왔기 때문에 돌봄교실 등은 충분히 마련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돌봄교실 추첨에서 떨어져 속상하다"라며 "집 근처 학원을 알아봐야하는데 아파트 인근에는 없어서 유곡동, 반구동 등 차량으로 이동 가능한 여부까지 알아봐야 한다. 교육청에서 대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워킹맘 C씨는 "유치원 다닐 때는 종일반을 운영해줘서 걱정이 없었고, 초등학교 입학하면 돌봄교실을 이용하면 된다 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탈락할 줄 몰랐다"라며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걱정이 많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3월부터 늘봄학교를 운영할 것이라며 학부모를 안심시키고 있다.

복산초 관계자는 "오는 3월부터 늘봄교실이 운영된다"며 "현재 유휴교실이 부족하지만 특별실 등을 활용해 돌봄교실 희망자들을 수용할수 있도록 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도 돌봄교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역돌봄센터를 센트리지 아파트 공간에 설치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지자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돌봄교실 이용 학생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오후 돌봄교실은 4,310명·방과후연계형 211명 등 4,521명으로 전년 4,258명(오후 돌봄 4,080명·방과후연계 178명)보다 263명(9.4%) 늘었다. 학령인구 감소세에도 돌봄교실 이용 학생수가 늘어난 점을 보면 맞벌이 부부 등이 전보다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학부모들은 아이를 봐 줄 사람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학생들을 학원에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대다수 학원은 이 같은 현상을 이용해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생을 태워 학원에서 교육하고, 집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원에 아이를 보내면 보내면 공부도 가르쳐주고 돌봐주는 격이다. 학부모들은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교사들이 학습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학부모는 "사교육 시장이 커진다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학부모 입장에서 이 사태를 한번 바라봐줬으면 좋겠다"라며 "최근 늘봄학교 제도를 도입해 오후 8시까지 학생들을 봐준다기에 반가워했었는데, 교육계가 반대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워킹맘 입장에서는 공교육에서 시행하는 늘봄학교, 돌봄교실, 방과후 수업 등 퇴근시간까지 '믿고 맡길 수 있는 교육기관'이 필요하다. 울산지역에 늘봄학교, 돌봄교실 등을 확대 운영해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