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우선주차 없어졌는데...남아있는 도로 표시선에 혼란
동구, 2017년 9월 시범사업 시행 주민 분쟁 · 단속 인력 부족 등 이유 별 다른 홍보없이 석달만에 ‘보류’ 6년 지나도록 안내판 등 제거 안돼 늑장 행정에 주민들만 주차난 피해
울산 동구의 거주자우선주차제 사업이 시행 보류된 지 6년이 지났지만, 표시선은 그대로 남아있어 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주민 "사실 몰라 주차 뺑뺑이" 성토
지난달 28일 오전 9시께 찾은 울산 동구 대송동 행정복지센터 주변 주택가에는 거주자우선주차구역 표시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었다. 곳곳이 지워지고 흐려진 부분이 있었지만 ‘거주자우선주차지역’이란 글씨는 눈에 잘 띄었다. 조금 떨어진 다른 주택가 도로에서도 같은 표시를 볼 수 있었고, 오랫동안 관리가 안돼 번지고 훼손된 안내판도 볼 수 있었다.
이 곳은 거주자우선주차구역으로 지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동구가 사업 시행을 포기하면서 모든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곳이다.
동구는 2017년 9월 지역 내 심각한 주차난 해소와 주민들의 편익을 제공하기 위해 거주자 우선주차제 시범사업을 시행해오다 같은 해 12월 주차면수 부족, 주민들 사이 분쟁 발생, 단속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 시행을 보류했다.
한마디로 ‘거주자우선주차구지역’이라는 표시는 돼있지만 동구주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 하지만 6년이 지나도록 거주자우선주차지역이라는 안내판과 표시선은 그대로 남아있어 이를 모르는 주민들은 주차난을 여전히 겪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주차 할 곳이 없어서 돌아다니면서도 거주자우선주차구역에는 일부러 피해서 주차하는 편이다"라며 "거주자우선주차구역 시행이 안되는 걸 몰랐다. 미리 알았으면 주차하는데 불편함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 "전면 취소 아니라 정리 못한듯"
이처럼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의 사업 시행이 보류된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는데, 동구는 당시 사업 보류에 대한 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이 지금 없는 것으로 안다. 선을 그렸다가 최근에 주변 안내판과 표시선을 지우고 있던데, 다 예산 낭비 아니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취재진이 이날 만난 여러 주민들에게 ‘동구지역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이 시행되지 않고 있는걸 알았냐’고 물었더니 ‘몰랐다’, ‘표시돼 있으니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이겠거니 생각했다’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동구는 사업이 전면 취소된 것이 아니어서 표시선이나 안내판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구는 "거주자우선주차구역 사업 보류 이후 이를 모르는 주민들이 혼란을 겪을거란 상황에 대해 깊이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라며 "거주자우선주차구역 표시선과 안내판은 올해 상반기 중 추경예산을 편성해 전면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지역 5개 구·군 중 거주자우선주차제를 시행하는 곳은 중구와 남구 2곳 뿐이다. 오정은 기자 oje@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