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정치구도 '보수 vs 민주·진보' 맞대결 굳어지나
2024-04-16 김준형 기자
16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울산에선 '보수 대 진보' 2개 진영이 대결해 왔으나,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의 영남 진출이 성공한 이후 울산서도 3개 진영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민주와 진보의 지지층이 겹친 탓에 2018년 이후 1번씩의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노동자세가 강한 동구와 북구지역에서 만들어진 3자 구도로 인해 승기를 놓치기 일쑤였다.
2020년 총선 당시 북구에서 민주당 이상헌 후보가 1석을 가져갔으나, 동구에선 민주당 김태선 후보와 진보당 김종훈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에게 금뱃지를 내줬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동구청장을 놓고 진보당 김종훈 후보가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와의 맞대결을 펼쳐 승리했지만, 북구청장 선거에선 국민의힘 박천동, 민주당 이동권, 정의당 김진영 후보 간 3파전이 벌어지면서 결국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민주당와 진보정당들은 패배 원인을 분석한 결과 야권이 뭉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진보정당들에겐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인데, 민주노총은 민주당과의 연대를 인정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올해 총선에서도 동구에선 노동당 이장우 후보가 민주노총 후보로 뛰며, 민주당 김태선 후보의 계속된 단일화 요구에도 완주했다.
다만 이장우 후보는 8.90%의 득표율로 다소 적은 표를 가져가면서, 김 후보가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에게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 568표라는 아슬아슬한 차이가 구도의 중요성을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했다.
북구의 경우, 진보당 윤종오 후보가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민주당과 연대, 이상헌 후보와 단일화를 성공하면서 국민의힘 박대동 후보와 일대 일 구도를 만들었고, 그 결과 약 12%p 차이를 내며 여유있게 승리했다.
민주·진보 연대를 위해 구성됐던 울산시민정치회의는 16일 해산하며 "지난 수차례의 총선에서 민주·진보 진영 후보 당선자가 1개 지역을 넘지 못했던 경험에 비춰 이번 총선의 2개 지역 당선은 적지 않은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 단체는 "2개 지역의 당선은 민주당 지지 기반의 확대와 함께 진보 계열 정당 지지 기반의 존재가 결합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물론 나머지 4개 지역에서 민주·진보 단일 후보는 보수 정당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향후 민주·진보 단일 후보의 역량과 전략 측면의 취약점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개선을 한다면 더 큰 진전,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산시민정치회의는 민주당의 북구 무공천을 통한 진보당 후보로의 단일화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상헌 후보와 진보당 윤종오 후보 간 단일화를 중재하는 등 동구를 제외한 울산 5곳에서 민주·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를 성공시킨 바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만큼 울산 민주·진보 정당들은 2026년 지방선거 등 앞으로의 선거에서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노동당 등 일부 진보정당들과 민주노총 등 노동자 세력과의 관계 등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도 울산을 더 이상 보수 텃밭으로 봐선 안 되고, 특히 동구와 북구 등 노동자세가 강한 곳에선 민주와 진보의 분열을 바라는 어부지리를 노려선 안 된다"며 "여당인 만큼 울산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경쟁력 있고 참신한 인물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