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한 AR 앱 안내판 그대로 … 울주군, 유적지 관리 소홀

2018년 사업비 1억8000만원 들여 언양읍성 · 서생포왜성 2곳 앱 제작 3년 지나도 다운로드 500건 못 넘어 만족도도 낮아 행안부 폐기 권고 결국 지난해 AR 콘텐츠 운영 종료 홍보 · 관리 제대로 안돼 방문객 빈축

2024-04-17     정수진 기자
울산 울주군이 2018년부터 유적지 곳곳에서 운영한 증강현실(AR) 콘텐츠 앱 이용률이 저조하자 지난 8월 앱을 폐기한 가운데 여전히 AR 체험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지난해 8월 폐기된 '울주군 언양읍성 증강현실(AR)'앱이 여전히 스마트폰 앱스토어에 남아있다.
 

울산 울주군이 2018년부터 유적지 곳곳에서 운영한 증강현실(AR) 콘텐츠 앱 이용률이 저조해 폐기한 가운데 여전히 AR 체험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관광해설사마저 콘텐츠 운영 종료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등 유적지 관리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폐기했지만...안내판 그대로, 해설사는 몰라

17일 오후 2시께 방문한 울산 울주군 언양읍성 북문.

지난해 8월 '언양읍성 AR' 앱이 폐기됐지만 울주 언양읍성 설명문 옆 AR 체험하는 방법이 적힌 안내문이 버젓이 함께 세워져 있었다.

옛 언앙읍성 모습이 그려진 사진은 빛이 바랬고 그 아래는 언양읍성 앱 실행-AR/VR체험 선택 등 AR 앱 사용방법이 적혀있다.

이에 앱이 폐기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한 시민이 앱을 내려받기 위해 서성거리고 있었다.

남구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을 들렀다 읍성을 방문했다는 시민은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아 보려고 하는데 앱을 찾을 수가 없다"며 발길을 돌렸다.

반면 일부 스마트폰에는 폐기된 '언양읍성 AR' 앱을 찾을 수 있어 내려받기하자 큰 용량 탓에 10여 분만 겨우 앱이 설치는 됐지만, 앱이 실행되지 않고 튕겨 나가 바탕화면으로 되돌아가기만 반복했다.

언양읍성 안내소 내 관광해설사에 앱 사용 가능 여부에 대해 문의하자 "설치 및 실행에 오류가 있는 듯하다. 상황을 알아보겠다"며 폐기된 사실을 모른 채 앱을 새로 설치하고 실행 보려고 여러 번 시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AR 체험 안내문이 그대로 있고, 관광해설사마저 앱 폐기 사실을 몰라 언양읍성을 방문하고 AR사용에 불편을 느낀 한 시민은 울산시 국민신문고에 "앱 설치가 안 된다. 한 번 설치하고 지워야 하는 앱 말고 쉽게 볼 수 있는 그림과 글로 쓴 안내판 또는 QR코드를 활용하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언양읍성 AR' 뿐만 아니라 '서생포왜성 AR'도 마찬가지 상황.

울주군 관계자는 "공공앱 성과평가에서 두 앱 모두 폐기 앱으로 지정돼 지난해 8월 폐기된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부서 이동 등으로 앱 폐기 처분을 이제야 확인해 조만간 AR 체험 설명 간판은 철거할 예정이고, 당분간 새로운 콘텐츠나 프로그램 운영은 계획된 바 없다"고 밝혔다.



#공공앱 개발 신중 기울여야

울주군은 증강현실 콘텐츠를 통해 생생한 유적지 체험을 제공하고자 지난 2018년 사업비 1억 8천만 원을 들여 '언양읍성 AR'과 함께 '서생포왜성 AR'제작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언양읍성·서생포왜성 AR의 다운로드 수가 각각 150건, 500건에 불과하고 사용자 만족도 등이 낮아 잇따른 지적을 받아왔으며 행정안전부로부터 폐기 권고를 받기도 했다.

당시 울주군은 앱을 그대로 유지한다 해서 별도 예산이 들지 않아 운영을 유지하고 콘텐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모바일 기기를 대여해주겠다 밝힌 바 있지만 모바일 기기 대여 대신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해 뒀다.

울주군에는 2020년에 1억 6천만 원을 들여 제작한 '천전리 백악기 공룡탐험' AR 콘텐츠도 있는데 앞서 두 콘텐츠의 단점을 보완해 앱 용량을 줄이고 아이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꾸며둬 안드로이드 앱 기준 연평균 1천회 정도로 다운로드 되고 있지만, 사용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이용객의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지역의 앱 개발·콘텐츠 전문가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유적지를 방문하게 하고 관심도를 높일 수 있지만 흥미를 이끌만한 콘텐츠가 아니면 결국 무용지물이다"라며 "수억의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앱 기획을 충분히 하고 배포 이후에는 평가를 통해 만족도를 높여 나가는 등 제도 보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