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증언으로 보는 '서덕출' 짧지만 강렬했던 삶과 문학
울산박물관이 23일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Ⅰ에서 2024년 제1차 특별기획전 '봄을 노래한 시인, 서덕출'을 개막했다. 이번 특별전은 일제강점기 울산의 대표 아동문학가 서덕출 선생의 생애와 활동을 조명하고 '봄편지', '눈꽃송이' 등 대표적인 창작시들을 다루고 있다.
서른넷이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해 선생과 관련한 자료가 많지 않은 가운데 전시를 준비하며 발굴된 자료들이 눈길을 끈다. 특히 가족들의 기억과 증언을 담은 전시 영상을 통해 짧았지만 강렬했던 그의 삶과 문학을 들여다볼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교과서에 등장한 아버지 자랑스러워"
서덕출 선생의 '봄편지'는 울산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국가검정 음악 교과서에 작품이 실렸다.
"국민학교 음악책에 '봄편지'가 나왔더라고요. 작사가 서덕출 이렇게, 중학교 가니깐 또 국어책에 나왔어요. 봄편지가"(서덕출 선생 아들, 고 서대진 씨)
1937년생인 아들 서대진 씨는 초등 시절 음악책에, 중학교 시절 국어책에 아버지의 작품이 실린 것을 보고 매우 자랑스러웠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큰 기억은 없지만 "부친은 생각이 아주 깊고 섬세한 분이라고 들었다. 글을 배우고부터 자신의 생각을 낙서처럼 쓰는 것을 굉장히 즐겼고, 하고 싶은 말들을 글로 써놨다가 버리기도 했다"는 얘기를 가족들에게서 들었다고 한다.
서 씨에 따르면, '봄편지'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에 저항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가족들이 고초도 많이 겪었다. 선생이 경찰서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셨고, 집이 방공훈련 장소로 이용되는가 하면, 서덕출 선생의 동생 서수인 씨는 '봄편지'가 나온 이후로, 우편물을 모두 경찰에서 열람 당해야 해 경찰서를 찾아가 싸우기도 했다고 한다.
진주산업대 교수를 지낸 서대진 씨는 이미 작고했다.
◆"여자도 공부해야 한다"
"여자도 공부해야 한다고. 그때는 학교에 다닌다고 전부 흉보고 덮어쓰고 다니고 그랬다는데그래도 공부해야 한다고 무조건 그랬대요. "(서덕출 딸 서양자 씨)
서대진 씨보다 두 살 위인 1935년생 서양자 씨의 기억 속에 아버지 서덕출 선생은 '시대를 앞서간 의식 있는 분'이었다.
"항상 우리 아버지는 동생들은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항상 공부해야 한다. 둘째 여동생도 무조건 몰래 대구로 가서 학교에 가라 했어요. 아버지는 꼼짝 못 하면서도 공부해야 한다고. 많이 배워야 한다고"라고 서양자 씨는 증언했다.
서양자 씨는 여섯 살 무렵 아버지가 뜨개질하는 것을 본 기억도 있다. "자수는 원래 소질이 많았던 것 같더라고요. 배운 것도 아니고 자기 자신 혼자서 다 했던 것 같아요. 뜨개질도 참 많이 한 것 같더라고요"
서 씨는 또 아버지의 몸이 불편하고 아프니 울산의 백양사라는 절에서 여자 스님이 매일 오셔서 선생의 안부를 확인하고 가셨던 기억도 되새겼다.
현재 부산에 거주 중인 서양자 씨는 26일 울산을 찾아 이번 전시를 관람할 예정이다.
특별기획전 '봄을 노래한 시인, 서덕출' 전은 8월 25일까지 이어진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이 기사는 울산매일 인터넷 방송UTV를 통해 생생한 영상으로 시청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