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론] 도시숲, 선진 도시의 척도
북구 울산숲 조성 시민 삶 윤택 큰 의미 민간위탁 프로그램 등 지속적 발전 필요 지역의 대표 ‘도시 브랜드’로 구축 제안
도시숲(Urban forest)은 도시, 마을 또는 교외 즉,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에 의해 영향을 받는 공간 내에서 자라는 숲 또는 공원녹지 등을 이르는 말이다. 길거리의 가로수나 공원의 나무들을 모두 포함한다.
도시숲은 사람이 만든 ‘인공 도시’에 ‘자연의 숲’이 함께 존재해야 하는 서로 상충하는 두 개의 의미가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기에 깊은 산속의 숲과는 다르다.
번듯하고 편리하고 또한 깨끗함을 필요로 하는 ‘도시’라는 곳과, 신발에 흙도 묻고 벌레도 있고 모양도 흐트러지는 ‘숲’이 함께하게 된 이유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함이다. 복잡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시숲은 정서적 면에서 안정을 주고 휴양지 역할도 제공한다. 또한 체험활동을 할 수도 있어 교육적 역할도 한다. 기능적으로는 기후 완화 효과도 있으며, 소음을 감소시키고 대기오염을 정화하는 기능도 있다.
최근 북구에 조성된 도시숲(울산숲)을 둘러봤다. 2021년 말에 북구를 가로지르던 동해남부선 철도가 옮겨가면서 철도시설물을 철거하고 폐선부지에 조성한 울산숲은 총 122억 정도 사업비를 투입해 13.4㏊, 6.5㎞의 대규모로 조성된 도시숲이다. 총 3개 구간인데, 이화정 구간인 1구간과 신천 호계 구간인 2구간은 올해 1월 말에 조성공사를 마무리했으며, 나머지 3구간(송정 구간)은 진행 중이다. 올해 말이면 조성이 모두 완료돼 다양한 체험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라 한다.
필자같이 환경을 전공하고 울산의 환경개선 과정을 지켜봐 온 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북구의 도시숲 조성사업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통계적으로 울산은 도시숲 부분에서만큼은 단연 전국 1등이다.
2022년 산림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울산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은 366.23㎡로 전국 특 광역시 중에서 가장 넓으며, 특히 도시 근교에 위치해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숲을 나타내는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에서는 울산이 26.29㎡으로, 서울 4.97㎡, 부산 12.78㎡, 대구 11.57㎡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면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울산은 이미 타 도시와는 비교 자체가 안될 정도로 많은 생활권 도시숲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에 다른 시설물이 아닌 도시숲을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많은 사업비를 투입해서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도시숲을 제공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필자가 기억하기로 약 30년 전만 해도 울산은 공해 도시의 대명사였다. 태화강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 공기에는 항상 메케한 냄새가 묻어 있었다. 대기오염 때문에 이주민이 생기고 신문에서는 매일 환경오염, 공해라는 단어가 등장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자 반대급부적으로 환경개선에 대한 모든 시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나 보다. 울산시 공무원들도, 기업도, 시민단체들도, 아파트 주민들도 모두 한마음이 돼 환경개선을 외쳤으며 ‘에코폴리스 울산’을 선언하고 생태도시로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후 울산대공원 조성, 태화강 생태하천 조성, 십리대숲 보존, 국가 정원 지정 등 오늘의 생태도시 울산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쉼 없이 달려온 것 같다.
민관산이 한마음이 돼 오늘의 울산을 만들었다. 그래서 이제 모든 울산시민들의 세포에 생태환경이라는 DNA가 심어진 것 같다. 그래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도시숲으로 조성하려 계획했을 때 아무도 반대하지 않고 울산시민 모두가 다 한마음으로 환영했을 거라 필자는 생각된다.
도시숲 분야에서는 특 광역시 중에서 가장 선진도시인 울산의 도시숲을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도시숲을 중심으로 지역주민 중심의 자원봉사 활동과 같은 민간 위탁 프로그램이 체계화돼야 한다. 유럽 국가들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시숲의 시민참여는 필수적인 발전경로로 인식돼 있으며, 지자체와 민간의 기부 등이 활성화돼 있다. 우리 울산에서도 다양한 도시숲 프로젝트를 만들어 시민들이 참여하고 지자체와 같이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도시숲을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 정책이 필요하다. 도시숲 내외에 안내판이나 QR코드 등을 통해 가로수, 공원 내 수종별 탄소흡수능력, 미세먼지 저감 기능 등 생태계서비스 정보를 제공하고 연령대별 대상별(취약계층, 건강 약자 등) 홍보 전략을 수립하며, 마을숲 활동가, 시민공원 관리사 등 숲 관련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로수, 공원 등의 수목 정보, 쌈지숲, 마을정원 등 울산의 도시숲 인벤토리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향후 도시숲의 관광자원 활용, 환경개선 효과의 평가, 도시숲 생태계서비스 등의 연구에 도시숲 인벤토리를 이용하고 도시숲 정책에 활용해야 한다.
우리 울산은 전국에서도 이름난 공업도시이다. 자칭 산업수도라고도 한다. 그러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울산이 노잼도시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 울산시에서 이러한 이미지 탈피를 위해 재미있는 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 바꾸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수립해 실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한 노력에 더해 태화강국가정원, 대왕암공원, 울산숲을 포함한 도시 전체를 도시숲 프로젝트로 진행시켜 울산의 도시숲을 도시 브랜드로 만드는 것을 제안해 본다. 서정호 울산과학대 화학공학과 교수 남산환경보존회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