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표 관문 '공업탑' 조명 디자인 설치해 도시품격 높여야

2024-05-26     강은정 기자
26일 본사에서 바라본 공업탑 주변은 아직 대부분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낡고 오래된 낮은 건물들이 불 꺼진 채 비어있어 멀리 태화강 쪽으로 불을 밝히고 있는 높은 건물들과 대비를 이루고 있다. 공업탑 역시 둥근 어둠 속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이수화 기자

26일 본사에서 바라본 낮의 공업탑 주변 모습. 이수화 기자

울산의 대표 상징물인 공업탑과 로터리 일대에 경관 조명디자인을 입혀 생동감 넘치는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의 줄임말인 '공업탑'은 1960년대 울산을 특정공업도시로 지정했을 당시 세워진 조형물로, 탑을 중심으로 한 원형로터리 일대는 울산지역 각 공단과 신도심에 이르는 관문 역할을 하는 울산의 대표적 상권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도심 상권이 변화하면서 공업탑 일대는 침체를 거듭했다. 현재 공업탑로타리 주변은 재개발 중단으로 방치된 빈 상가들이 가득해 슬럼가를 방불케 한다.

시민들은 공업탑 주변지역 쇠퇴에 따른 도시 이미지 손상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했다.

울산 남구 주민 박민식(64)씨는 "공업탑은 울산 도심을 지나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할 관문이자 울산의 대표 얼굴인데, 로터리로서의 기능만 강조될 뿐 공업탑이 지니는 상징성이나 의미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대한민국 산업을 이끈 자긍심을 지켜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병용(46·남구 시정5동)씨도 "가까운 부산이나 서울에 가면 야간 조명이 화려해 도시 전체가 활기차 보이는데 울산 도심은 곳곳이 어둡고 삭막하게 느껴진다"라며 "공업탑 로터리에 경관 조명을 설치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야간 관광객이 늘면 체류형 관광이 많아지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영국 런던에 조성됐던 조명 설치미술 'Spectra'가 웨스트민스터 위로 우뚝 솟아있다. 이 작품은 도시 전역에서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게티이미지

호주 멜버른 Fed 광장에 설치된 Radiant Lines. LED와 알루미늄 링을 통해 움직이는 빛을 만드는 미래 지향적 디자인을 구현했다. 게티이미지

국내 대도시 뿐아나라 해외 여러 도시에서도 예술가와 손잡고 오래된 조형물이나 광장 등에 LED 조명을 활용한 경관 개선사업으로 볼거리를 제공,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LED 조명은 조도 조절이 가능해 '빛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해 최근 경관조명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추세다. 특히 도시 거리 조명이 단순히 밝히는 기능을 넘어 미적 가치를 향상시키고 방문자와 시민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야간 도시경관과 관련해 울산 시민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울산시의 '2035 야간경관계획'에 포함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울산시의 야간경관에 대해 시민 49%가 '어둡다'라고 응답했고, 시민 8.1%는 로터리에 조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울산시가 야간경관을 개선하면 관광자원으로서 지역경제에 많이 기여한다는 문항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82%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해당 용역을 맡은 울산연구원은 거점경관 사업대상지 9개소 중 하나로 공업탑 로터리를 선정하고, 공업탑을 중심으로 상향조명을 설치해 울산의 랜드마크적인 기능을 살릴 수 있도록 경관을 형성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삼건 울산역사연구소장이자 울산대학교 명예교수(건축학전공, 공학 박사)는 "경관조명 설치는 도시의 문화적 요소와 역사적 장소를 조명함으로써 가치를 높여준다"라며 "울산은 도시 전체가 어두운 편이다. 도시의 다양한 요소를 아름답게 비춰 도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업탑은 선명하고, 부각돼 보이도록 불빛을 밝히고, 주변 건물 외벽에 조명을 설치해 도시를 밝히면 생동감이 넘칠 것"이라며 "유럽의 아름다운 도시들을 떠올려보면 야간 조명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울산에서도 건물외벽과 인도, 가로등 등에 디자인적 요소를 더한 조명을 설치하면 이미지 개선과 도시안전 측면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공업탑 주변 조명타워 추가 설치에 대해 필요성을 인식하고 내부 구상 단계에 있다"라며 "울산 전 지역 로터리를 중심으로 조명 설치 계획도 생각하고 있다. 다만 차량 통행이나 거주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저비용 고효율을 내기 위해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