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빵의 부동산 산책] 울산 노후 아파트,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입주 20년 초과된 아파트 ‘과반수’ 이상 갈수록 분양 ‘감소’… 노후화 문제 가속화 재건축 · 리모델링 통해 교환가치 높여야
울산 아파트의 노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입주한지 20년이 경과한 아파트가 드디어 16만 가구에 이른다. 부동산R114자료에 의하면 울산에서 입주한지 20년이 초과된 아파트가 전체 아파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3.8%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노후아파트 비중(52.12%)을 웃도는 수준으로 10가구 중 5가구 이상이 지은지 20년이 넘는 노후아파트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올해부터 2027년까지 울산에서 입주하는 아파트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 지인에 의하면 작년 9,000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새롭게 입주하면서 과잉공급 논란이 있었으나 올해는 4,000세대, 내년에는 3,600세대가 입주하는 등 새 아파트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2027년이다. 700세대 남짓한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울산 아파트 시장의 노후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단독주택이 주류를 이루는 미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MZ세대 젊은 주택 구매자들은 현재 집에 머물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신의 부동산을 리모델링하지 않고 값비싼 개조 및 수리비용을 다음 세대 주택 소유자들에게 물려줄 것이란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많은 베이비붐 세대가 다운사이징(주택규모 축소)을 선택하지 않고 있으며 68%가 30년 이상 같은 집에서 살았다는 연구도 있다. 그 그룹에 속하는 주택 소유자들은 집을 리모델링 한적이 없고 주요 가전제품을 교체한 사실도 없으며 그럴 계획도 없다고 한다.
미국의 부동산중개 플랫폼인 Redfin의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베이비부머는 MZ세대보다 두 배나 많은 대형주택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 비중이 각각 28% 대 14%라고 한다. 일부 MZ세대는 늘어나는 가족을 수용할 수 있는 더 큰 주택을 구하기 위해 대기하는 중이다.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너무 오래 머물고 있으므로 주택의 세대간 이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다른 주택 소유자들과 마찬가지로 주택을 팔 이유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매우 낮은 모기지 금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일부는 자산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미국의 노후화된 주택재고는 수년간 지적돼온 문제이다. 경제학자들은 역사적인 재고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시장에 노후주택이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국지역사회조사(American Community Survey)에 따르면 주택 소유주가 거주하는 주택의 평균 연령은 40년이란다. 소유자가 거주하는 주택의 절반 미만이 1980년 이전에 건축됐다. 약 35%는 1970년 이전에 건축됐다고 한다. 주택의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낡은 재고물량이 주택시장의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연구원들은 경고한다.
단독주택과 다르게 아파트의 노후화는 개조나 수리로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공용공간 때문이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공용공간의 노후도가 급격하게 진행되다 보니, 전용공간을 아무리 깨끗하게 유지해도 시간이 지나면 거주하기 불편하게 낡게 된다. 미국과 같이 소유주의 손 바뀜 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통해 완전히 탈바꿈하지 않으면 주거환경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노후아파트가 미치는 주택시장의 영향은 미국의 노후주택 문제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판단된다.
노후아파트가 늘어나고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신축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입주한 지 5년 이내의 아파트가 가장 큰 수혜를 받게 될 것이며 분양권 거래 또한 늘어날 수 있다. 특히 공사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만으로는 줄어들기 시작한 인허가나 착공 물량을 다시 되돌리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원가 상승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비교적 가성비가 높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택거래시장에서 과거와 다른 점은 내부수리를 한 아파트의 인기가 높다는 점이다. 반면 비교적 연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수리가 되지 않은 아파트는 인기가 없어 잘 팔리지 않는다. 주택수요자들의 신축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구축 중에서도 깔끔한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아무리 집을 대폭 수리했더라도 이런 비용이 매매가격에 반영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비용이 매매가격에 반영되면서 거래 또한 훨씬 더 쉬워지고 있다. 내부수리를 한 아파트가 환금성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처럼 한 집에서 오래 거주한다고 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내부를 리모델링해야 주택의 사용가치 뿐만 아니라 교환가치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아파트의 노후화 문제,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주택시장의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 美 IAU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