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제4회 오영수신인문학상 수상자] "기약 없이 써 내려간 시간들 속 소설이 내게 있었다"

AI 다룬 ‘모네의 정원사’ 파리 모네 정원 둘러보고 영감 싱가포르 거주 11년째 반가운 수상소식에 언양성당 · 태화강 대숲 등 울산살이 시절 추억 떠올라 종교 주제 차기작 글쓰기 작업 그간 쓴 글 모아 작품집 내고파

2024-06-13     고은정 기자

 

이미경 제4회 오영수신인문학상 수상자
 

"이번 수상이 큰 격려와 힘이 될 것 같아요"

 


본지와 S-OIL㈜가 주최하고 한국소설가협회와 울산소설가협회가 주관한 올해 오영수신인문학상 수상자 이미경 씨(52). 그는 현재 가족과 함께 11년째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 때문에 지난달 열린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고 친구가 대신 상을 받았다. 최근 가족들과 한국을 방문한 이 씨는 지난 12일 울산을 방문, 본지와 인터뷰를 했다.

이 씨의 이번 수상작은 '모네의 정원사'. 작품은 예술의 분야까지 진출한 AI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작품은 인상파 화가 모네가 주요 소재로, 과학의 시대 우리 눈에 보이는 인간 본연 사유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첨단디지털의 시대가 된 후 설 자리를 잃고 삶이 피폐해진 인간이 다시 '자연'의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오고자 하는 속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 씨는 "수상작품은 파리여행 중 지베르니 모네 정원을 둘러보고 영감을 얻었는데, AI가 곁들여지면서 가속도가 붙었다."면서 "5~6년 전 소설 구상 때부터 생각하던 것들이 AI를 통해 이미 실현이 된 것도 있다. 언젠가 소설가라는 직업이 소멸하겠지만 공존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인간의 삶에서 인공지능이 많은 부분 희망적이라면, 그로 인한 절망감 또한 크다는 점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수상 작품을 들여다봤다.

울산과의 인연도 각별했다.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개교 당시 남편이 교수로 부임하면서 2년을 함께 보냈다.

이 씨는 "수상 소식을 듣고 주말마다 남편과 향하던 그림책 속의 집 같던 언양 성당, 집에서 한 시간 넘게 혼자 버스를 타고 나갔던 삼산동, 가족들이 내려오면 찾곤 하던 태화강 대나무숲 등 10년 전 추억을 떠올렸다"면서 "그때 차를 타고 오가며 지났던 오영수 길도 얼핏 기억에 남아있다. 이 상과 인연이 있었다고 하면 지나칠 수 있지만,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떠올린 건 바로 그때의 기억들"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믿음이 궁금해  종교 관련 작품을 쓰고 있다는 이미경 수상자. 

 

이 씨는 시나리오를 전공했고, 어쩌다 시나리오가 당선되면서 영화와 드라마 작업에 몰두 했다. 하지만 드라마 작업이 여러 번 좌절된 후 "그래, 나에겐 소설이 있었지……"라는 생각과 함께 시나리오 작업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하지만 소설가가 되기 위한 도전도 쉽지 않았다. 장편부터 시작해 중편과 단편 닥치는 대로 써 세상의 모든 공모전에 응모해 봤지만, 소설은 쉽사리 곁을 주지 않았다.

이 씨는 "시나리오 과 지원 면접에서 '소설을 잘 쓰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정도로 소설을 마음 깊이 품고 있었다. "면서 "십 몇 년 저쪽의 먼지투성이에서 다시 소설이란 걸 꺼내 들고 글쓰기에 몰두한 게 이번에 빛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인 이 씨는 요즘 종교와 관련한 글을 쓰고 있다.

이 씨는 "작법에서 궁금한 걸 쓰라고 하더라고요. 나의 믿음이 문득 궁금해 종교에 관해 쓰고 있어요"라며 "기회가 되면 그동안 쓴 글을 모아 작품집도 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매일 아침마다 온라인(줌)으로 '모닝라이팅' 회원들과 만난다는 이 씨는 "남편보다 기뻐해 준 모닝라이팅 멤버 영옥 언니와 앤, 내일 아침에 또 만나요" 라며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씨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명지대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했으며, 현재 싱가포르에서 비정기적이지만 한국어 강사, 글쓰기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