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직원 논란' 울산 중구 청소대행업체들 무더기 징역형
울산지역 청소대행업계 비리 문제가 반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동구에 이어(본지 2023년 12월 28일자 6면 보도) 중구와 계약한 업체 3곳이 추가로 혐의가 인정된 것인데, 현행법 상 계약해지가 원칙이라 갑작스런 청소 공백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울산지방법원 형사2단독(부장판사 황형주)는 울산 중구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을 맺은 업체 A, B의 각 대표 등 9명에게 업무상횡령·방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고용보험법위반 등의 혐의로 A사 대표 최모씨와 B사 대표 박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선고했다. 나머지 인원들에게도 150만~700만원 사이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 업체가 고용되지 않은 인원을 있는 것처럼 꾸미는 이른바 '유령직원'을 만들어 매년 수억원을 가로챘으며, 이를 수년째 지속한 점에서 죄질이 불량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편취한 금액 일부를 직원들에게 변상했으며 조사에 성실히 임한 점을 참작했다.
이밖에 또다른 청소대행업체인 C사도 최근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도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A사와 B사는 현행법 상 즉각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대행계약과 관련해 사기, 배임 등의 혐의로 벌금 3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계약해지 조치가 이뤄지는데 A사와 B사가 그 대상이다.
다만 항소할 경우 선고까지 청소용역 계약은 유지되지만, 만약 항소를 포기할 경우 중구지역 청소 공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구 내 등록된 청소대행업체는 7개로, 이 중 6개가 중구청과 계약을 맺고 구역 1개씩을 배정받아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업체 2곳이 비리 행위로 계약해지 될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업체가 1곳 밖에 없는 것. 게다가 남은 업체도 올해 들어온 신규업체라 적격심사를 통과하리란 보장도 없다.
뿐만 아니라 이들 업체가 항소를 하더라도 중구가 고용주 차원에서 제제 혹은 벌칙을 줘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항소를 하더라도 형량이 과하다는 의미일 뿐 범행 사실은 이미 인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구는 청소용역업체 비리 문제가 터지자 '울산광역시 중구 폐기물관리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면서 비리 문제 발생 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난해 동구는 자체 조사를 거쳐 재판 중이었던 대행업체 D사를 부정당업자로 선정하고 2년간 입찰참가자격을 박탈했다.
김인수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직국장은 "동구에 이어 중구까지 청소대행업계의 비리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미 수십년 전에도 지적된 내용이 '관행'이란 이름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온 것"이라며 "이제는 이 고리를 끊을 때가 됐다. 사실상 관리·감독이 불가능한 대행 방식을 버리고 지자체가 청소 업무를 직접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영호 중구의회 의원은 "청소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낸 업체들의 비리 수법이나 규모에 비해 형량이 낮게 나온 것"이라며 "법 차원에서는 물론 중구 차원에서도 강력한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구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내부 검토를 거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