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국 vs 독일’ 반려문화 입양 시스템부터 다르다

울산관광 블루오션 '반려동물 동반 여행 시장' 잡아라 (2)반려동물 천국 ‘독일’ 반려견과 어떻게 공존하는가 독일, 펫샵 ‘반려동물 매매’ 불법 반드시 보호소 통해 입양 거쳐야 유럽 최대 ‘티어하임’ 보호소 약 16㏊ 규모1,300마리 생활 파양 최소화 책임감 검증 받아야 보험 가입 등 동물권리 보장 받아 베를린 강아지 세금 한해 140억 이젠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

2024-07-28     백주희 기자
독일 베를린 유기동물 보호소를 찾은 한 가족이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묘를 보고 있다.

 

반려동물의 천국이라 불리는 독일. '반려동물 관광도시'로 거듭날 울산을 꿈꾸며 방문한 독일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독일에도 분명히 존재할 비반려인들과 반려인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비결이다. 독일에선 한 블럭 건너마다 산책하는 개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많다. 버스나 전철 같은 대중교통은 물론 식당과 카페, 쇼핑몰을 비롯한 관광 명소, 어디든 반려견과 동행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다른 손님들도 반려견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에 불편한 내색이 없다. 반려견들도 조용하고 편안하게 주인과 함께 있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짖거나 말썽을 피우는 개들은 볼 수 없었다. 반려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각종 개물림 사고와 유기견이 많아지는 우리나라와 독일의 반려문화는 어떻게 다를까, 무엇이 다르기에 독일은 가능할까.

독일 베를린의 유기동물 보호소 '티어하임' 입구.
독일 베를린의 유기동물 보호소 '티어하임' 내에 마련된 유기묘들의 외부 놀이 공간.

 

# 입양은 어렵게, 책임감은 크게

 독일과 우리나라의 반려문화는 시작부터 다르다. 가장 첫 번째로 나타나는 두드러진 차이가 반려동물 입양 문화다.

 우리나라의 경우 '펫숍'에서 돈을 내면 반려동물을 데려올 수 있다. 너무 쉽기 때문에 아무런 책임감 없이 유기하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독일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간 '펫숍'의 반려동물 매매가 불법이다. 반려견을 키우기 위해서는 펫숍 대신 반려동물 보호소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본지는 유럽 최대 반려동물 보호소로 꼽히는 베를린 티어하임을 직접 방문해 반려동물 입양 절차에 대해 살펴봤다.

 7월의 화창한 토요일, 여행이나 나들이 하기에도 바쁠 듯한 날씨인데도 교외에 위치한 동물보호소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티어하임에 머무는 동물들을 위해 자원 봉사를 하는 사람들과 반려동물 입양을 희망 하는 사람들이다.

 축구장 22개 크기, 약 16㏊ 규모의 티어하임은 흡사 동물원 같기도, 동물을 위한 5성급 호텔 같기도 했다.

 티어하임의 안내를 도와준 제니퍼 호그(jennifer hoge)씨는 "티어하임에는 고양이와 개뿐만 아니라 원숭이, 토끼, 햄스터 같은 포유동물들과 파충류, 거북이 등 1,300마리의 동물들이 있다"라며 "독일의 동물 보호법에 따라 모두에게 걸 맞는 쾌적한 환경을 보장하고, 이들이 입양가서도 잘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동물들의 보호소이자 새로운 인연을 찾는 곳이다. 동물의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과 입양은 어렵지만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자원 봉사자들이 아주 많다"고 설명했다.

 

입양 희망자가 티어하임에서 교육중인 유기견을 보고 있다.  

 

#파양률 2%, 검증 통해 최고 가족 찾아 

 제니퍼 씨는 반려동물 입양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물 보호소를 선택한다. 독일에도 전문 브리더들이 있지만 비용이 매우 비싸다"라며 "다만 우리는 파양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검증을 거쳐 입양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동물에 따라 다르지만 입양 절차를 완료하는데 2개월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여러 검증을 통해 최고의 가족을 찾아주려 한다"라며 "이들은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렇기에 티어하임의 파양률은 2%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현 독일의 반려문화가 자리매김한 데에는 주인과 반려동물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동반되는 것이 필수라고도 했다.

 티어하임의 입양 절차를 살펴보면 우선 일정 기간 최소 3번 이상 방문해 원하는 강아지와 교감하고 친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티어하임 곳곳에 강아지와 산책하고 있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들이 바로 입양 희망자들이다.

 이 기간 동안 반려견을 키울 의지가 있는지, 또 입양하려는 동물에는 문제 행동이 없는지 확인을 거치는 셈이다.

입마개를 착용한 유기견이 입양희망자와 서로 마주보며 웃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유기동물 보호소 '티어하임' 내 작은 공원에서 입마개를 한 유기견이 입양 희망자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또 동물에 적합한 환경과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자격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어떤 집에서 사는지, 직업은 무엇인지, 하루에 얼마만큼 개를 산책시킬 수 있는지 티어하임 측에서 확인을 마치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입양에 동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족이 다 함께 방문해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테스트 장은 입양자의 집으로 옮겨진다. 입양자의 집을 3-4번 방문해 반려견이 잘 지내는지 최종적으로 확인을 마쳐야만 입양서류를 작성하고 절차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

 특히 로트와일러나 핏불과 같은 특정한 개들은 공격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입양희망자와 유기견 모두 더욱 엄격한 시험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모든 반려동물은 의무적으로 등록되며, 동시에 보험이 가입된다.

 입양되지 않는 10%의 동물에 대해서도 독일은 '안락사'를 금지하고 있다. 이들은 티어하임에서 평생 살게 된다.

 이에 따라 연간 약 100억원의 운영비가 들지만 국가의 도움은 아주 제한적이다.

 제니퍼 씨는 "베를린 동물 복지 협회의 도움과 베를린 티어하임 자체의 15만 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이 된다"라며 인적 자원은 대부분이 자원 봉사자들이라고 했다. 그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티어하임에 시간과 정성을 쏟아 함께한다. 특히 어릴 때부터 이곳에서 자원 봉사를 하며 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갖게된다"라며 "자원봉사를 하는데도 수차례 교육을 받게 된다. 이 과정들을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것에는 이렇게 큰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어하임의 jennifer hoge씨가 이 곳의 운영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반려동물 헌법보장…세금 납부도 

 '동물과 인간은 이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이다' 독일 동물보호법 제1조 1항(1972년 개정)이다. 독일은 헌법을 통해 동물의 권리를 보장한 최초의 나라답게 동물 복지도 매우 잘 갖춰져 있다.

 물론 이를 위해 반려동물도 세금을 납부한다. 반려동물 보유세다. 다만 외출을 하는 반려견의 경우에만 한해서인데, 베를린에서만 한해 140억원의 강아지 세금이 걷힌다. 개 종류에 따라 세금에 차이는 있지만 연간 평균 26만원을 낸다고 한다.

 그렇기에 독일에서는 개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다. 세금 태그가 달린 목줄을 착용하면 누구의 손가락질도 받지 않고 버스, 지하철 등 교통권을 보장 받고 마트, 식당, 술집 등 장소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모든 반려견에 대한 '배상 책임 보험' 가입도 의무다. 독일에서 반려 문화가 깊숙이 자리잡을 수 있는 데에는 물론 의무 교육도 있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을 통해 전액 보상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개물림 사고나 사유재산 손상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모두 책임보험을 통해 이뤄진다.  

  백주희 기자·신섬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