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의 민속칼럼] 통영동의 백조요
앵무새-연설쟁이·기러기-우편 사령 등 매칭 여러 종류 새 생태적 관찰 직업 빗대어 소개 철새 머무는 ‘울산’ 어울리는 노랫말 ‘흥미’
조수삼(趙秀三·1762~1849)이 지은 《추재기이(秋齋紀異)》에는 ‘통영동이(統營童)’라는 사람을 소개하고 있다. 통영동이는 실명도 아니며, 경남 통영이 고향으로 추정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그는 스스로 <백조요(百鳥謠)>를 지어 불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조수삼은, "꾀꼬리는 노래 잘해 첩으로 뽑고, 제비는 말을 잘해 몸종으로 뽑고, 300종류 새마다 관직 이름을 붙이다가, 할미새 노래 부르다 말고 두 줄기 눈물 흘리니, 형제가 어느 날에야 다시 만나려나"라는 통영동이의 시를 실었다. (원문 생략)
안대희 교수는 <백조요>에 관심을 가지고 종적을 찾았다. 그 결과 위관 이용기(韋觀 李用基·1870~1933)가 구전되던 조선가요 1400여 편을 집대성한 ‘악부(樂府)’를 편찬했다는 것을 소개했다. 그 내용 가운데 <동굴타령>이라는 노래에는 여러 종류의 새를 생태적으로 관찰해 그 특성을 의인화 혹은 직업에 비유한 노랫말을 소개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지면 관계로 생력한다.)
노래의 후렴의 구조는 ‘돌려라’이다. 괄호 속은 필자의 표현이다.
"장끼란 놈은 복색이 좋으니 별군직으로 돌려라. (장끼는 꽁지깃이 화려하니 농기(農旗) 장식에 꽃아라.)
두루미란 놈은 대가리가 붉으니 함한님으로 돌려라.(두루미는 이미가 붉으리 단정학(丹頂鶴)으로 불러라.)
따오기란 놈은 나무를 잘 파니 목방편수로 돌려라. (따오기는 부리가 굽었으니 목수 곱자로 돌려라.)
솔개미란 놈은 눈치가 빠르니 포도부장으로 돌려라.(솔개미는 관찰력이 좋으니 보초병으로 세워라.)
참새란 놈은 까기를 잘하니 군밤장사로 돌려라. (참새는 부리가 야무져 방앗간으로 보내라.) 까치란 놈은 복색이 이상하니 금부나장이로 돌려라. (까치는 흑백 깃이 분명하니 재판관으로 돌려라.)
땟저구리란 놈은 낭글 잘 후비니 나막신 우비료 장사로 돌려라. (딱따구리는 생 나무에 구멍도 잘파니 이비인후과로 보내라.)
앵무새란 놈은 말을 잘하니 연설쟁이로 돌려라. (앵무새란 놈은 말을 잘하니 쉴드(shield)쟁이로 돌려라.)
명매기란 놈은 성품이 우악하니 불한당 괴수로 돌려라 (명매기 굴집을 잘지으니 터널현장에 돌려라.)
매란 놈은 차기를 잘하니 초남태(初男胎) 집는 재리로 돌려라. (매란 놈은 발톱 채기를 잘하니 채낚군으로 돌려라.)
원앙새란 놈은 둘이 다니기를 좋아하니 쌍둥중매로 돌려라. (원앙새는 사랑새니 배개깃 장식으로 새겨라.)
부엉이란 놈은 팔자가 사나우니 단독 홀아비로 돌려라. (부엉이는 창고를 풍족하게 하니 은행으로 돌려라.)
올빼미란 놈은 밤눈이 밝으니 승야월장(乘夜越牆)하는 놈으로 돌려라. (올빼미란 놈은 밤눈이 밝으니 야경군으로 돌려라.)
비둘기란 놈은 의가 좋으니 판관사령으로 돌려라. (비둘기란 놈은 의가 좋으니 판관사령으로 돌려라.)
뻐꾸기란 놈은 피눈물이 잘 나니 유복자 잃은 청년 과부로 돌려라. (뻐꾸기 엉덩이에 달린 알은 뱁새 둥지로 돌려라.)
짐새란 놈은 사람을 잘 죽이니 색기장 망나니로 돌려라. (짐새 깃에는 독이있어 독그물 관리사로 돌려라.)
할미새란 놈은 깝쭉대기를 잘하니 동경 깍쟁이로 돌려라. (할미새 엉덩이 나불나불 꽁지 방증으로 돌려라.)
기러기란 놈은 편지를 잘 전한다니 우편 사령으로 돌려라. (기러기는 백년해로하니 혼인청으로 돌려라.)"
(제비는 은혜 갚는 새니 흥부 집으로 돌려라), (황새는 애기를 점지하니 신혼부부 품에 안겨라), (꾀꼬리는 춘앵무의 바탕이니 궁중으로 돌아라), (쏙독새 쯔쯔쯔 머슴의 혼신이라 쟁기질로 돌려라)… 이하 생략.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의 소리꾼들이 관심을 갖을만한 가사이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