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뜨거운 바람까지…” 건물 밖 규정 어긴 실외기에 뿔난 시민들
2024-07-30 최영진 기자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울산 도심 곳곳에 규정을 위반한 실외기가 보행자들의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어 불만이다.
폭염경보가 발효된 30일 오전 울산 중구의 한 골목. 건물 외부에 설치된 실외기의 방향이 인도 쪽을 향해 있어 뜨거운 바람이 곧바로 보행자들에게 향하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은 금세 얼굴과 등줄기에 땀이 맺힐 만큼 더웠지만, 길을 걸을수록 주변에서 뜨거운 바람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곳을 지나는 보행자들은 실외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에 얼굴을 찌푸리며 손이나 가방, 양산 등으로 얼굴을 가렸다. 뜨거운 바람을 피해 인도 끝으로 걷는 보행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는 실외기가 보행자의 키랑 비슷한 높이로 세워져 있거나 바람이 보행자에게 닿지 않도록 하는 가림막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네 주민 김성림(29)씨는 "그냥 걷기만 해도 너무 더운데 실외기 가림막 없이 세워둔 곳들 옆을 지나게 되면 뜨거운 바람에 불쾌지수가 상승한다"며 "규정에 어긋나는 것들에 대해서 조금 더 강하게 단속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는 다른 구·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찾은 북구 한 골목에서도 인도 쪽으로 설치된 실외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현행 건축물 설비기준규칙 제23조 제3항을 살펴보면 건축물에 설치하는 냉방시설과 환기 시설의 배기구나 배기장치는 '도로 면으로부터 2m 이상 높이'에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또 별도로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열기가 보행자에게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건물 구조상 바닥 설치가 불가피하다면 실외기에 열 전환 커버를 붙이고 바람의 방향이 위로 향하도록 해 행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울산에 설치된 일부 실외기는 이런 규정을 어기고 설치돼 애꿎은 보행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었다.
한 김 씨(32)는 "실외기에 관해서도 현장 계도가 아니라 과태료 부과 등 더 강력한 지자체의 대응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울산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실외기를 구·군에 하나하나 등록하는 게 아니라서 전체 수 파악이 어려워 신고 들어오는 거 말고는 단속이 힘들다"며 "매년 여름 국민신문고로 신고 들어오는데 신고가 들어오면 일주일 내로 단속 나가는 중이고 빠르게 조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울산 낮 기온이 최고체감 온도 35℃ 이상으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폭염경보가 전 지역에 발령됐다.
최영진 기자 zero@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