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후 뒷날 자백 '알코올 미검출'

2024-08-08     윤병집 기자
음주단속을 피해 달아난 30대 남성의 차량. 울산경찰청 제공
 

음주단속을 중인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운전자가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음주측정에서 혈중알콜농도 수치가 음성으로 나오면서 해당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울산북부경찰서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10시 59분께 북구 울산공항에서 화봉동 화봉휴먼시아앞 사거리로 진입하다가 일대에서 음주 단속 중인 경찰을 보고 유턴, 경주 방향 7번 국도로 도주했다.

A씨가 도주한 것을 발견한 단속반은 곧장 경찰차 2대로 추격했다. 간밤에 이뤄진 추격전에서 A씨는 50대 운전자가 운행하던 화물차를 박는 등 위험한 곡예운전을 했다. 경찰이 끝까지 추격했지만 끝내 잡지 못 했다.
 

음주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A씨가 50대 운전자가 운행하던 화물차를 박고 도주했다. 사진은 피해 화물차.
 

경찰은 A씨의 차량 번호판을 수배해 주소와 연락처를 파악했지만, 간밤에 부재해 검거하지 못 했다.

A씨는 다음날 오전 8시께 북부경찰서로 자진출석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후 10시간가량이 지난 시점이라 혈중알코올 농도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도주 당일 저녁 식사에서 맥주 1~2잔 정도를 마셨다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혈중알코올 농도 수치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못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같은 사례는 지난 5월 가수 김호중이 음주운전으로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났다가 17시간만에 경찰에 출석했지만,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측정 안 돼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사례와 비슷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음주운전을 했지만 정확한 측정치가 나오지 않아 처벌되지 않은 '김호중 사례'를 따라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모방범죄 사례도 최근 여럿 발굴되고 있다.

지난 5월 대전에서 차량 7대를 들이받고 도주했던 운전자가 이틀 뒤에야 나타나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했지만 경찰 조사과정에서 구체적 증거가 나오자 결국 27일에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하지만 혈중알콜농도를 사고 발생 38시간이 흐른 뒤라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음주운전을 하고 사고내면 일단 도망치고 보자'는 식의 조언과 각종 꼼수를 공유하는 등 부작용이 난무하고 있다.

이에 한 경찰 관계자는 "당장 조사를 피했다가 알콜 수치를 떨어뜨리고 자수를 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인정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