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규모 건설사업 울산업체 참여 ‘읍소’만으론 안 된다
울산시가 지역에서 대규모 사업을 추진 중인 대형 건설사 본사를 직접 찾아가 지역 건설업체의 하도급 참여 확대를 건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아파트 건설시장의 침체 등 그야말로 역대급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건설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울산시가 지역 건설업계 대표들과 함께 방문하는 대형 건설사는 우미건설㈜, 삼성이앤에이㈜,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엔지니어링㈜, 금호건설㈜, DL이앤씨㈜, 신세계건설㈜ 등이다. 이들 건설사는 울산다운2 지구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비롯해 샤힌프로젝트, 현대자동차 전기차 부지조성공사, STM 소재 4동 신축공사, 남구 공동주택 신축공사, 남구 주상복합 신축공사 등 지역 14개 현장에서 시공을 맡고 있다.
건설부문은 여러 연관 산업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 점에서 울산시가 지역건설업체의 수주율을 높이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
하지만 울산시의 이 같은 ‘타깃형전략’이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건설시장의 제도와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읍소’만으로는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고,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울산시와 지역사회의 적지 않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 대형 건설현장의 지역 업체 참여율은 여전히 기대이하 수준이다. 실제 울산시가 지난 7월 10일부터 31일까지 37개 지역 대형 건설현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해 공개한 내용을 보면 강동 롯데리조트 조성사업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하도급률은 0.11%에 불과했다.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울산 야음동 주상복합 신축공사1단지와 2단지 하도급률은 각각 1.34%와 1.36%에 불과했다. 신세계 빌리브 리버런트 신축공사를 시공 중인 신세계건설㈜은 0.25%에 그쳤고, 울산다운2 1~3공구 아파트 건설공사에는 지역 업체 참여가 아예 없었다.
이는 지역 대형 사업들 대부분이 대형건설사가 설계·시공을 함께 맡아 공사를 진행하는 ‘턴키’방식으로 발주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대형건설사 협력업체가 수주에 절대 유리하고 영세한 지역 업체들의 참여는 현실적으로 어렵게 된다. 따라서 공사품질·안전에 큰 문제가 없는 부지 내 도로 시공 등과 같은 소규모사업을 분리발주하도록 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대형건설사들은 지역과 상생한다는 의미에서 지역 업체 '현장추천제', 소규모 시공에 지역 건설업체만 참여하는 '지역 제한경쟁입찰 발주 확대' 등과 같은 울산시의 건의를 충분히 검토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