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전기차 정밀진단 가능 민간 검사소 '태부족'

배터리 기능·안전성 확인 ‘KADIS’ 민간검사 49곳 중 14%…전국 평균↓ 장비 없어 절연·육안검사에 그쳐 민간서 정기검사 80% 이뤄지기도 검사소 "의무아냐…비용도 비싸" 설비 도입·장비현황 파악 등 시급

2024-08-27     윤병집 기자
관계자가 전기차 배터리 정밀 진단기(KADIS)를 이용해 배터리 진단을 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인천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사고로 전기차 화재, 특히 주요 발화점인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기능 및 안전성을 확인하려면 '전기차 배터리 정밀 진단기(KADIS)'를 갖춘 자동차 검사소를 찾아야 하지만, 정작 울산에는 관련 설비가 부족한 데다 안내도 부족한 실정이다.

27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 울산 내 자동차 민간 검사소 49곳 중 전기차 배터리 정밀 진단기(KADIS)를 보유한 곳이 7곳(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30.3%(1,892곳 중 574곳)보다 16% 더 낮은 수치다.

KADIS는 전기차 제조사로부터 배터리 정보를 제공받아 구축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기반으로 정밀 점검이 가능한 유일한 장치다.

단말기와 전기차를 커넥터로 연결하고 컴퓨터로 KADIS 연동 프로그램을 실행, 불과 5분도 되지 않아 130여가지 항목의 검사를 완료할 수 있다. 검사지에는 △총동작시간 △누적 충·방전량 △열화상태 △모듈 온도 △고전압 부품 절연 △셀 간 전압차 등 여러 항목들을 통해 배터리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국 7개 특·광역시 중에서도 KADIS를 운영하는 민간 검사소 개수는 서울 17곳, 부산 41곳, 대구 30곳, 광주 21곳, 인천 19곳, 대전 8곳으로 울산은 최하위에 그쳤다.

문제는 민간 검사소가 전기차 정기 검사의 80% 이상을 맡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는 최초 등록을 마치고 4년 이후부터 2년마다 1차례씩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올해 1월부터 7월 31일까지 정기 검사를 받은 전체 전기차는 13만6,037대이며, 이 중 민간 검사소에서 11만1,556대(82%)가 이뤄졌다.

또 정기 검사가 아니더라도 검사를 받으러 오는 경우도 많다. 취재진이 울산의 민간 검사소 3곳에 문의한 결과 하루 평균 점검을 받은 전기차는 약 15~20대로, 정기 검사 대상은 20~30% 정도라고 답했다. 하지만 3곳 모두 KADIS 장비가 없어 절연 검사와 육안 검사에 그치고 있었다.

게다가 울산의 전기차 등록 대수도 2021년 3,166대, 2022년 5,061대, 2023년 7,838대로 매년 증가하고 있어 민간 검사소에 KADIS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동화 울산수소전기차검사센터장은 기존의 절연 검사와 육안 검사로는 배터리의 성능 및 안전성 점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KADIS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지원 기자

이동화 울산수소전기차검사센터장은 "현재 KADIS 외 배터리 성능과 화재 안전성 등을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는 설비는 없는 상태"라며 "배터리로 전류가 통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거나 육안으로 차량 장치를 살펴보는 것은 굉장히 단순한 검사일 뿐 정확한 계측 검사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ADIS 도입이 의무가 아니고, 영세 사업자가 많은 민간 검사소 기준으로 비용도 만만찮은 점이 걸림돌이다.

자동차관리법에는 KADIS 운영과 관련해 의무 규정이 없는 데다, 같은 법 시행규칙 제73조 별표 15에는 '다만 전자장치진단기로 진단되지 않는 경우 계기장치의 고장경고등 점등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어 기존 진단기가 정밀한 진단을 할 수 없어도 현행법 상 문제가 없다.

또 150만원가량의 KADIS 장비 가격과 매달 드는 업데이트 비용도 민간 검사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국토교통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정밀진단기를 활용한 배터리 검사를 의무화하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나섰다. '고전원전기장치의 접속·절연·표시 및 설치 상태 불량'을 살피도록 조문을 개정해 검사 범위에 배터리를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의 규제 심사를 받고 있다. 국토부는 1년 뒤인 내년 말께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울산지역 민간 검사소 중 KADIS 장비를 보유한 곳이 어디인지 알 방법이 없는 점도 문제다.

울산시,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 울산조합 등 관련 기관조차 KADIS 장비 보유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현황은 알지만 개인 정보란 이유로 정보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