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조절+맑은 물...회야댐 수문 '첫 단추'

기후대응댐 후보지 선정 후속조치 울산시·환경부, 주민설명회 열어 수문 설치땐 저수량 30% 추가 확보 호우 피해 예방·물 부족 해결 가능 시 "홍수 조절 능력 최대화 위해 방안 수립해 환경부와 협의할 것"

2024-09-10     조혜정 기자
울산 회야댐 전경. 최지원 기자

큰 비만 내리면 '물 폭탄'으로 돌변하는 울산의 식수원 회야댐에 수문을 달아 홍수조절 기능을 탑재하려는 정부의 '기후대응댐' 사업이 10일 주민설명회를 시작으로 첫 단추를 뀄다.

아직은 후보지일 뿐인데 만약 기후위기댐으로 최종 선정되면 회야댐은 '100년 빈도 홍수'에도 끄덕 없게 설계되는 만큼, 8년 전 태풍 '차바' 당시 큰 수해를 입었던 댐 하류지역 주민 악몽은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청사진이 제시됐다. 더욱이 댐 리모델링 과정에서 저수량이 지금보다 30%나 확대되기 때문에 울산은 '갈수기 운문댐 물 확보'라는 희망고문에 목 매달지 않고도 자력으로 맑은물 확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10일 울산시와 환경부는 이날 청량읍행정복지센터에서 '회야강 기후대응댐 후보지(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공동 개최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7월 말, 회야댐을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 중 하나로 선정해 발표했는데, 지역주민 의견 수렴절차를 거치도록 의무화한 댐건설 관련 현행법에 따른 후속조치로 마련된 자리였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환경부가 기후대응댐 후보지로 회야강을 꼽은 건 집중호우 때마다 고질병처럼 도지는 울산의 홍수 피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게 첫번째 이유고, 국보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맞물려 있는 사연댐 수문설치시 가뜩이나 모자란 울산의 맑은물 부족현상이 더 심각해질 게 뻔하지만 속 시원한 대안이 없다는 게 두번째 이유다.

준공(1986년)된 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회야댐은 유역면적이 넓은 반면 저수면적이 작아 큰 비가 내리면 월류를 피할 수 없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5~6회정도 월류가 되풀이 된다. 울산의 거의 모든 댐은 회야댐처럼 수문이 없어 홍수조절이 안된다. 환경부가 기후대응댐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홍수 등 대규모 자연재해가 전세계적으로 창궐하고 있고 울산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시간당 125㎜의 집중폭우가 울산전역을 훑고 지나간 2016년 태풍 '차바'(총강수량 319㎜) 당시 2,7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나왔고, 740여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회야댐 하류 하천수위가 올라가면서 가을 수확을 앞둔 논밭이 물에 완전히 잠기고, 도로 곳곳이 침수되면서 청량·온산·온양·서생 등 하류마을 주민의 수해피해가 컸다. 당시 울주군 언양 반천현대아파트 입주민들은 댐 월류로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600여대가 침수되고 차를 빼러 나간 주민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기도 했다. 전체 998세대 중 720세대가 십시일반 소송비를 모아 100억원대 손해배상소송에 나섰고, 댐 수문설치를 촉구하는 거리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태풍 '차바'는 수해피해가 컸던 대표적 사례이고,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10년간 울산 관내에서 발생한 태풍 '나크리'(2014년), '마이삭'·'하이선'(2020년)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묶으면 △사망·실종 3건 △이재민 4,045명 △재산피해액 약 1,0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2016년 10월 5일 울산시 울주군 반천현대아파트 주차장에 폭우로 물이 들어차면서 주차 차량들이 물 위에 떠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이에 환경부는 회야댐을 리모델링해 수문을 설치하는 동시에 저수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야댐은 울산의 용수댐 중 가장 많은 1일 20만t의 식수를 공급하는 대표 식수원이다. 울산 식수의 55%를 도맡고 있는 셈이다. 현재 회야댐은 높이 36.50m, 길이 424m로 댐에 가득 찬 물이 만수위(31.8m)를 넘으면 여수로를 통해 자연 방류되는 구조다. 유효 저수량은 1,353만9,000㎥. 울산의 대표 식수원지만 물그릇이 작다보니 큰 물이 질 땐 자연월류로 아까운 물을 흘려보내야 해 갈수기엔 울산권 맑은 물보다 수질이 떨어지는 낙동강 원수를 돈 주고 사먹어야 한다. 그런데 기후위기댐으로 최종 확정돼 회야댐을 리모델링하면 수문설치와 동시에 물그릇이 커져 약 680만㎥의 저수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용량 대비 30%정도 증가한 수치다.

특히 자연재난에 대비한 치수대책도 더 촘촘해져 회야댐 하류 시가지는 '100년 빈도의 홍수 방어'가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회야댐 홍수량(저수량)은 2007년 하천기본계획상 1,940㎥/s지만, 현재 수립 중인 기본계획에는 2,230㎥/s로 지금보다 14.9% 증가하게 된다. 댐 안전성이 강화되는 건 물론이다. 환경부는 지난 2008년 회야댐을 국내 최우선 순위로 안전성 확보가 필요한 댐으로 지목하고도 울산시의 개선 공사 요구는 반영하지 않았는데, 기후위기로 극단적 홍수가 잦아지자 부랴부랴 회야댐을 소환해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회야댐 타당성 조사 및 기본(변경)계획 용역'에 회야댐의 홍수조절능력이 최대화될 수 있도록 수문설치 방안을 수립해 환경부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회야댐이 기후대응댐으로 최종 선정될 경우 홍수예방과 댐 안정성 확보, 사연댐 수위 조절과 신규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생활·공업용수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기후대응댐 최종 대상지는 이날 주민설명회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올 연말 확정된다. 회야댐 수문 설치에는 1,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국·시비 매칭 비율은 기본계획 수립 용역 후 결정된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