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당사자들 의견 묵살·안전대책 없는 사업 중지하라"
회야댐 수문설치 사업 주민설명회 수몰이주민 단상 점거·철회 촉구 침수피해 예상지역 무대책 질타 시 "실시설계 따라 구체적 대안 마련"
"회야댐에 나를 수장시키고 주민설명회 하라."
환경부와 울산시가 기후대응댐 후보지로 회야댐을 선정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10일 마련한 주민설명회가 시작부터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회야댐 수문설치 사업을 통해 홍수조절 능력을 최대화해 재난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는 게 주 골자인데, 회야댐 건설로 40년간 실향민으로 살고있는 중리·신리·신전·통천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이 배제된 채 진행된 졸속 설명회라며 분개했다.
10일 울산 울주군 청량읍 행정복지센터 별관 대회의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회야댐 수문설치에 대한 필요성과 절차 등을 발표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려고 했는데, 30여명의 주민들이 대회의실 단상을 점거하고 설명회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수몰로 이주실향민이 된 이해당사자에겐 아무런 연락도 없이 어물쩍 설명회를 개최하는게 어디있느냐"며 "전두환 정부 시절 반강제로 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제대로된 피해보상도 받지 못했지만 크게 반발하지 않고 지냈는데, 또 옛날식으로 밀어붙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음달 13일 망향제가 열릴 때 실향민들이 참석하면 설명회를 열어달라는 요청도 묵살하고 자신들의 일정에만 맞춰 설명회를 강행했다. 대체 누구를 위한 설명회인가"라고 반문했다.
실향이주민들의 농성으로 설명회가 20분가량 지연되자 경찰력이 투입돼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울산시와 환경부의 간곡한 부탁으로 주민들이 자리에 착석한 후에야 설명회가 진행됐다.
사업설명 이후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실향이주민들은 "수문설치 후 중리·신리·신전·통천 마을에 발생할 침수피해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질타했다.
차명철 회야댐 수몰마을 이주실향민 협의회 사무국장은 "지금도 비가 많이 오면 중리마을에서 신전마을로 들어가는 도로와 웅촌에서 양천마을로 내려가는 도로, 통천마을 습지, 자암서원 앞까지도 다 잠긴다"면서 "그런데도 수문을 설치해 수위를 2.5m 높이면서 배후도로 침수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 없이 문제가 없다고만 한다. 1986년 댐을 건설하면서 거주지를 앗아가더니 이제는 길까지 물로 막고 그나마 고향에 남은 산소, 문중 묘까지 뺏어갈 참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실향민 협의회에 연락 한 번 제대로 없이 열린 설명회다.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다른 한 실향민은 "일제강점기에도 독립이라는 희망이 있었고, 분단국가에는 통일이라는 희망이 있는데 우리는 댐 철거라는 희망은 없다"면서 "그런데도 4개 마을 2,000명의 주민들은 울산시에 큰 원망 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이렇게 졸속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 건 아니지 않나. 각 마을을 돌면서 제대로 설명회도 가지고,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봉열 웅촌면 자치위원장은 "회야댐 건설로 주변지역 개발이 어려워지는 등 웅촌면이 매우 낙후됐다"면서 "수문을 설치하고 댐을 증축하면 상류지역도 유속의 흐름이 빨라지고 피해가 커질 우려가 큰데, 시는 하류지역 안전만 생각하는 것 같다. 웅촌면 주민들의 안전과 복지증진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의견을 전했다.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분을 삭이지 못한 일부 이주실향민들은 "우리와 합의 없이는 절대 공사 못한다"고 경고하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울산시 관계자는 "행정절차상 이주실향민분들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리지 못한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아직 수문 높이 등은 실시설계를 진행해야 하는 과정이라 구체적인 대안 등은 이에 따라 마련하게 된다. 앞으로 주민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가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