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푹 팬 도로에 발목 삐끗… 조합-시공사 갈등에 뿔난 주민

남구 ‘더샵 번영센트로’ 공사비 갈등 아파트 일대 도로 · 공원 조성 등 중단 1년 미뤄진 올 11월 준공도 장담 못해 도로 가포장 상태 방치 보행 지장 하수구도 막혀 침수 등 ‘안전 위협’ 시공사 "설계변경 요청분 받아야" 조합측 "증액 공사비 터무니 없어"

2024-09-11     정수진 기자
11일 울산 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가 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 남구 야음동 한 신축 아파트 설립 추진 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갈등으로 공공 도로와 소공원 등 기반시설물 공사가 1년 가량 지연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사용승인을 받고 입주를 시작한 '더샵 번영센트로'가 시공사와 마찰을 빚으면서 지난해 연말 끝났어야 할 아파트 일대 도로 포장과 소공원 공사가 지금까지 멈춰있다.

해당 공사는 당초 지난해 초부터 11월까지 예정됐는데 올해 11월로 1차례 공사가 연기됐다. 게다가 공사 재개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 간 소송이 진행중인데, 양측이 뜻을 굽히지 않으면 항고 등 절차에 따라 공사가 더 지연될 수도 있다.

이날 취재진이 해당 아파트 주변을 방문해 둘러보니 소공원이 조성돼야하는 야음동 472-60일원에 '당 현장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적힌 노란 현수막에 눈에 띄었다.

장기간 공사가 멈춘 현장에는 공사 자재들만 덩그러니 방치돼 있었다.

공사 중단으로 신화로 일대 도로가 막히고 노면이 울퉁불퉁해 보행자와 차량 통행에도 불편을 주고 있다.
 

11일 울산 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가 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최지원 기자
 

특히 기존 도로가 파헤쳐진 곳은 흙과 돌멩이들이 깔렸는데 1cm도 안 되는 거리에 주민들이 살고 있어 안전을 위협받고 있었다.

이곳에서 30여년 살아온 장모(78) 씨는 "집 바로 앞 도로를 다 엎어놓고 멈추는 바람에 흙이며 돌멩이며 집 마당까지 들어온다"면서 "지나다니다 발목도 여러 번 삐끗했는데, 문제가 있어 공사가 길어지면 최소한 다닐 수 있는 보행길은 만들어줘야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이어 "전에는 비가와도 침수되는 일이 없었는데 공사로 하수구가 막히면서 이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다"며 "영감이랑 호미로 물길을 만들어 집으로 물이 못들어오게 했지만 불안해서 못 살겠다"고 말했다.

이곳과 이어지는 도로 일부도 공사가 지연되면서 가포장 상태로 방치돼 맨홀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고 한 차선에 두 개의 차선이 그려져 있는 등 차량 통행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기반시설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사 관계자는 "공사 중간에 시청에서 1-56호선 추가 발주를 넣어 설계변경이 됐고 이에 따른 추가 금액이 14억 가량 발생했는데, 설계변경 요청분을 조합이 받아들이지 않고 당시 요구한 기성금 3억7,000만원과 현장관리비 외 자재 비용 등 4억6,000만원 들어오지 않아 공사를 중단했다"며 "이에 인부들이 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이달 초 공사대금을 달라고 내용증명을 여러 차례 보냈으며 현재 소송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반면 더샵번영센트로 조합관계자는 시공사가 제시한 증액된 공사비는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조합 관계자는 "이 공사는 당초 전전에 있었던 조합장이 27억8,000만원으로 계약하고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했는데 고작 몇 개월 만에 공사비가 42억원으로 늘어 14억원을 더 요구하는 상태"라며 "1-56호선은 기존 4차선 도로에서 아파트로 들어오는 우회전 증설을 한 부분인데, 1억7,000만원 정도 든 것으로 확인되며 많아도 2억 정도 추가된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늘어난 금액 중 기성금 명목으로 5억을 더 요구해서 이에 상응하는 담보를 제공하고 공사를 진행하면서 법의 판단을 기다리자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아파트 주민들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방도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합은 공사 재개 소송 외에도 시공사에서 무자격자에게 면허를 빌려준 것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이전 조합장과 공사관계자 간의 배임혐의에 대해서도 고발해 경찰이 수사 중에 있다.

한편 해당 아파트는 '동별 준공'으로 불리는 단지 내 준공만 받은채 1년에 넘는 시간이 흘렀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