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개방형 교장공모제 채용 과정 놓고 '공정성' 논란
지역 중·고교 각각 1곳씩 공모 중학교 "재직자 가능"···고교 "불가" 시교육청, 재직자 지원 금지 원칙 교총 등 지역 교육계 비판 거세
울산의 한 중학교가 개방형 교장 공모제를 추진하면서 현재 재직하고 있는 교직원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해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모교장 선발시 재직자는 배제해왔음에도 지원 가능토록 한 배경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교육청은 최근 1개 고등학교와 1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해당 학교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우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 교장 공모제'를 시행한다고 공고했다. 개방형 교장 공모제는 자율학교로 지정된 특성화 중고나 특목고, 예체능계고 등 특정 분야의 전문경력을 바탕으로 학교를 관리할 수 있도록 공개모집을 통해 교장을 임용하는 제도다. 교장 공모제는 공정성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청별로 운영되며, 지원자가 전문성과 교육 철학을 평가받아 임용된다.
울산교육청이 이번에 공고한 개방형 교장 공모제 시행 2개교 중 A고등학교는 '현 재직교 교직원의 교장 공모 지원 금지'를 명시했고, B중학교는 '현 재직교 교직원의 교장 공모 지원 가능'이라고 적었다. 같은 개방형 교장 공모제 시행임에도 지원 자격에 차이를 보인 것이다.
울산교육청은 그동안 개방형 교장 공모제 시행으로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며 해당학교 재직 교원은 공모에 지원할 수 없도록 했다. 개방형 교장공모의 경우 심사위원이 학교운영위원들인데, 해당 학교에 근무 중인 교직원은 이미 이 학교운영위원을 잘 알기 때문에 공정 경쟁이 안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교직원들 사이에서는 '해보나 마나 한 시합에 출전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판이 커지자 울산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발하기 위해 '교장 공모제 현 재직 교직원 지원 금지'를 원칙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그 원칙이 깨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특정인을 염두에 둔 채용절차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제도를 악용해 편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원천 차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시각이다.
울산 교육계 관계자는 "B중학교 사례는 처음 있는 일인데다 특정 집단의 특정 교사를 교장으로 만들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시각이 울산교육계에 이미 퍼져있다"라며 "제도 시행은 형평성과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울산교육청은 하루빨리 '현 재직교 교직원 공모 금지'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교총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B중학교의 개방형 교장 공모제 절차의 공정성에 대해 지적했다.
신원태 울산교총 회장은 "현 재직교 교직원의 교장 공모 지원이 가능할 경우 편파적인 심사가 진행돼 선발 과정에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라며 "학교 내에서 교장을 선발하면 특정 인맥이나 파벌이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 울산교육청이 불합리한 자격 기준으로 개방형 교장을 선발하면 울산교육 가족의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울산교육청은 '개방형 교장 공모제' 기준에 따라 시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현직 교원 지원 허용, 불가여부는 교육청 자체계획에 따르도록 돼 있고 학교운영위원회의 결정 사안에 따라 교육청이 이를 바탕으로 검토하고 승인하고 있다. B중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현직 교직원이 교장 공모 가능하도록 해달라'라는 요청에 따라 의견을 취합한 후 결정한 것"이라며 "개방형 교장 공모제는 학교 자율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만큼 학교운영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전국 모든 시도교육청이 동일하게 적용받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울산교육청은 교장 자격을 지닌 교원들이 지원하는 '초빙형'과 교장 자격이 없어도 지원 가능한 '내부형', '개방형' 등으로 교장 공모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교육감의 필요에 따라 교장으로 선발 할 수 있는 교장 공모제는 내부형, 개방형이다. 울산지역에는 교장 공모제 시행으로 선발된 4개 학교 교장이 특정 단체 출신으로 교육감 최측근들이 임명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