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론] 일회용 나무젓가락 입으로 물고 빨아도 될까
중국 일가족 사망 나무젓가락 발암물질 충격 식약처, 중금속 등 기준 설정…안전관리 철저 화학물질 노출 걱정 無 …친환경 위해 자제를
지난 8월 말, 홍콩의 한 매체의 의학프로그램에 출연한 대만의 수간호사가 나무젓가락에 엄청난 발암물질이 있어서 뜨거운 국물 등에 담가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 수간호사는 한 사건을 소개하며 나무젓가락 세척과 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중국에서인데, 우리처럼 일회용 나무젓가락이 아니고 중국인들이 많이 쓰는 기다란 나무젓가락이었다. 내용인즉 2023년에 일가족 4명이 곰팡이가 핀 나무젓가락을 계속 사용하다가 1급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Alatoxin)'을 장기간 섭취하여 차례로 사망한 사건이었다. 아플라톡신은 곡류나 견과류에서 자라는 곰팡이가 생산하는 독소이다. 아플라톡신에 노출될 경우 성장장애, 발달 지연, 간 손상 및 간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오래 쓰는 나무젓가락은 깨끗이 잘 세척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나무젓가락은 안전할까.
현재 우리나라 식품용 기구나 용기 포장은 '기구 및 용기 포장의 기준 및 규격'이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고시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식품용 기구나 용기 포장의 기준이나 제질별 규격이 정해져 있다. 나무젓가락 같은 목재류는 잔류규격과 용출규격으로 시험하는데 용출규격은 다음과 같다. 비소 0.1mg/L 이하, 납 1mg/L 이하, 이산화황 12.8mg/L 이하, 오쏘-페닐페놀 7.3mg/L 이하, 티아벤다졸 1.8mg/L 이하, 비페닐 0.9mg/L 이하, 이마자릴 0.6mg/L 이하.
지난 2010년 한국소비자원 시험검사국 화학·섬유팀에서 대형매장 및 재래시장에서 유통되는 나무젓가락 총 30종을 수거하여 시험한 보고서가 있다. 제목은 '나무젓가락 안전성 모니터링'인데, 이 보고서에 의하면, 납, 비소, 카드뮴, 수은 4가지 중금속에 대한 시험에서는 시험대상 30개 제품 모두에서 불검출되었다. 다음으로 표백제로 사용되는 이산화황에 대한 시험에서 30개 제품 중 1개 제품에서 1.6mg/L 검출되었으나, 기준에 적합한 수준이었다. 마지막으로 오쏘-페닐페놀, 티아벤다졸, 비페닐, 이마자릴 4종의 농약성분에 대한 시험결과 30개 제품에서 불검출되어 기준에 적합하였다.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거의 모든 나무젓가락은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언론에서 나무젓가락의 유해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유해성 경고는 주로 표백제와 곰팡이 방지제 등 화학약품에 대한 것이었고, 컵라면 등 뜨거운 상태에서 사용하면 화학약품이 용출되어 몸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며, 하루에 여러번 사용하거나 입에 넣어 물고 빠는 등의 행동은 자제하는게 좋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만드는데 화학약품들이 어떤 공정에서, 얼마나 들어가는지 한번 살펴 보기로 했다. 현재나무젓가락 생산에 대한 국내 자료는 거의 전무했다. 중국이나 일본 자료가 조금 그것도 제한된 범의에만 있었는데, 나무를 이용한 일회용 나무젓가락의 생산공정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원목→작은 통나무→표면 제거→살균과 표백→건조→판형→커팅→형태 완성→검사→포장. 이 과정 중 살균과 표백 공정에서 예전에는 화학약품을 사용하였던 모양인데, 현재 일본의 경우 이 공정을 스팀을 이용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도 사용된 약품의 폐수처리 문제로 현재는 화학약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나무젓가락의 독성에 대한 국내 논문을 살펴보았다. 논문 검색 시스템에 나온 나무젓가락과 관련된 논문은 단 2개였다. 하나는,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평가부의 연구원들이 직접 나무젓가락에 함유된 이산화황의 이행량(추출량)을 분석하여 발표한 논문이 있었다. 이 논문에 의하면, 서울, 부산을 포함한 전국 9개 도시에서 수거한 일회용 나무젓가락 158품목에 대해 95℃에서 30분간 끓인 후 이산화황 이행량을 조사했을 때, 하루 3회 식사에 나무젓가락을 사용한다 가정했을 때 최대 15.5㎍/㎖로서 성인 남성의 1일 섭취 허용량 280㎍/㎖의 약 5.5% 수준으로 안전하다고 발표되었다. 나머지 한 논문은, 2009년 성균관대학교 석사학위 논문인데, 위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논문과 같은 과정을 거쳐 시험한 결과 곰팡이 방지제 성분인 오쏘-페닐페놀, 티아벤다졸, 비페닐, 이마자릴 4성분 모두 158품목 전체에서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수거된 시료의 70%는 중국산 제품이었다.
이제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사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론을 내릴 때가 된 것 같다. 이성적으로는 국내산이든 외국산이든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데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독성 문제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다만 너무 자주 사용하거나 비위생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듯하다.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화학물질을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으니까. 그리고 나무젓가락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엄청난 양의 목재를 해마다 베어내어야 하는 것과 폐기되는 젓가락의 처리 문제를 생각한다면 일회용품의 사용은 자제해야 할 것 같다. 서정호 울산과학대 화학공학과 교수·대통령직속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