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예술강사 인건비 '0'… 학교 예술교육 무너질라
울산 북구를 지역구로 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진보당 윤종오 의원이 어제 교육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학교 예술 강사 인건비를 전혀 배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윤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도 학교 예술 강사 지원사업 예산을 80억8,700만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는데, 이는 올해 예산인 287억3,600만원에 비해 72%나 삭감된 것이다. 특히 내년 예산안에는 강사 인건비를 전액 삭감해 예술 강사들이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할 판이다.
학교 예술 강사 지원사업은 예술현장과 공교육 연계, 분야별 전문 인력의 초·중·고등학교 방문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문화적 감수성 및 인성·창의력을 향상시키고 학교의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취지다. 예술가들에게는 예술 창작활동과 교육 활동을 병행하도록 함으로써 경제적 지원이 가능했다. 이에 따라 울산교육청을 비롯한 각 시도교육청은 국비 지원을 받아 학교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예술 강사가 교사와 협력, 국악, 연극, 무용, 영화, 만화, 공예, 사진, 디자인 등 문화예술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8,693개 초중교에서 5,021명의 강사가 활동하고 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이들 예술 강사들이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주 15시간 미만, 월 60시간도 안 되는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많은 예술 강사들이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 윤 의원은 "올해도 작년 대비 약 200여명의 예술강사가 교육현장을 떠났다. 25년에는 더 많은 예술 강사들이 학교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학교 예술 강사 지원사업 예산을 지방교육재정으로 이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 현실에 비춰볼 때 현실성이 없다. 내년 정부 예산이 삭감될 경우 '매칭 예산'으로 잡아 놓은 각 시도 교육청의 예술 강사 지원사업 예산은 반토막이 불가피하다. 예술 강사들이 생계를 잃고, 학생들은 예술교육기회를 빼앗기는 일이 실제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예술 강사들이 지금까지 학교 예술 교과수업의 빈 공간을 채워왔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자기표현 능력을 키우고, 협동과 소통을 배우는 사회성 발달에 큰 역할을 해온 예술 강사들을 거리로 내몰 수는 없다. 윤 의원의 주장대로 예술 강사들의 인건비를 보장하고, 스포츠강사처럼 순차적으로 교육청에게 이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